[수리조선, 부산항 UP] 하. 고부가가치 선진 항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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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입지·물량·기술자 등 '수리조선 세계 1위' 기반 충분

세계 선박 신조산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리조선업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내부. 부산일보DB

부산항이 부가가치 높은 글로벌 항만으로 거듭나기 위한 필수적인 시설로 업계는 대형 선박 수리조선소를 꼽는다. 국가 대표 컨테이너 항만으로 집중 육성되는 부산항 신항에 접해 토털 서비스 제공에 유리하고, 주변 항만 연관 산업에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부가가치 높은 세계적 항만
대형 선박 수리조선소 필수

물동량 세계 6위 부산항에
조선기자재·부품 업체 밀집
경험 많은 노동자도 많아
부산항 신항은 최적의 장소

환경 강화 세계 시장 급성장
조선 재도약 계기 만들어야

■물동량 6위 항만이 입지 경쟁력


선박 수리를 맡기는 선주는 저렴한 수리비는 물론, 수리 기간 중 발생하는 운임 결손 최소화를 추구한다. 수리 기간을 단축해야 선박 운용 수입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주요 취항로나 항만에 인접한 수리조선소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부산항은 물동량 세계 6위 항만이다. 이 중에서도 신항은 한 해 1300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안팎을 처리하는 한국 대표 컨테이너 항만이자, 세계 선두권 환적 항만이다.

부산항을 방문하는 선박들이 배를 고치고, 가스·기름을 채우고, 선용품을 구매할 수요는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싱가포르 주롱항,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등 세계 대부분의 수리조선소는 하역이나 환적 이외에 검사, 수리, 구매 등 여러 부가 서비스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간선항로에 있다"며 "2021년 2개 선석이 추가 개장하는 부산항 신항은 수리조선단지가 들어서기에 국내 최적의 장소"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부산항 주변, 부산 경남 울산 지역은 전국 최대 조선기자재·부품 업체 밀집 지역이다. 선박 수리에 필요한 전기, 통신, 기계장비 등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신조 시장만 바라보던 조선기자재·부품 업체들에게 또 하나의 판로가 열리는 것이다.

또 국내 대표 조선소들이 부산 경남 울산에 모여 있는 점도 강점이다. 세계 해운산업 위축 속에 선박 신조 산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구조조정 불안감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수리조선 업체들이 신규 조선시장에 뛰어들었던 사례에서 보듯 신조와 수리조선의 노동 형태에는 큰 차이가 없다. 수리조선단지가 부산항 신항에 조성되면 뜻하지 않게 일자리를 잃는 실력 있는 조선소 노동자 상당수가 고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토털 서비스 경쟁력 확보 기대

수리조선단지 조성은 부산항을 토털 서비스 항만으로 업그레이드 시키는 첫 사업이 될 것으로 업계는 한결같이 기대하고 있다. 선석 규모에 걸맞은 물동량 유치도 중요하지만, 항만 연관산업과 금융·법률 등 해운 서비스산업 육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수리조선단지가 그 시작이라는 주장이다.

수리조선업은 아직 노동집약 산업이다. 기술 수준도 높아야 한다. 1990년대 말까지 세계 1위 수리조선 강국이었던 한국이기에 경험 있는 노동자 층도 두텁다. 장년층 경험자와 신조 조선소 노동자들이 힘을 모은다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확보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업계는 전망한다. 사업제안서를 낸 부산항신항수리조선㈜은 수리조선단지 건립 이후 운영단계에서 1127명 고용 유발 효과가 발생한다고 추정했다.

오염된 선박평형수 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해사기구(IMO)가 채택한 '선박평형수 관리 협약'이 2019년 9월부터 발효된다. 설치 대상 선박이 5만여 척에 이르는데, 벌크선 1척 당 250만 달러 가량의 비용이 들어간다. 해양수산부는 세계 시장 규모가 4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환경 규제가 강화돼 배기가스 세정장치, 선택적 촉매 환원 장치 등 대기오염 저감 장치 장착 수요도 늘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해수부는 국내에서 건조된 LNG선, LPG선 등 고부가가치 특수 선박의 국내 수리가 가능해지면 국내 조선 기술 해외 유출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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