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랭 질환 증상과 예방] 손부터 전신까지 '심한 추위' 노출 피하세요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올해 들어 최악의 추위가 몰아치는 등 한파가 전국을 뒤덮고 있다. 계속된 혹한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건강관리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처럼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시기에는 저체온증, 동상 등 한랭 질환자가 속출한다. 평상시에도 손발이 차가운 수족냉증 환자라면 손발 저림·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하는 게 좋다.

체온 35도 이하↓ 저체온증
12월 전국에서 6명 사망

의심환자 생기면 119 신고
팔다리보다 몸통 보온 중요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자
동상 안 걸리도록 주의해야

■체온 30도 이하면 사망


전국 524개 응급실을 대상으로 '한랭 질환 감시체계'를 운영 중인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한랭 질환자 80명이 발생해 이 가운데 6명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한랭 질환자 3명 중 1명은 술을 마셨고 10명 중 4명은 65세 이상 노인이었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체온이 올랐다가 떨어진다. 이때 뇌 인지기능과 중추신경계 둔화로 추위를 느끼지 못해 저체온증에 걸리기 쉽다. 술에 취한 채 길가에서 잠들면 숨질 수도 있다.

저체온증은 몸 중심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땀에 젖은 옷이나 신발 등을 착용하고 차가운 바람에 장시간 노출되면 체온을 쉽게 빼앗기게 돼 저체온증에 걸릴 위험이 있다.

저체온증에 걸리면 온몸이 심하게 떨리고 피부가 창백해진다. 심해지면 술을 마시지 않았어도 취한 것처럼 행동하고, 판단력이 떨어지며 발음이 부정확해지고 잠이 몰려온다. 체온이 32도 미만으로 내려가면 기억력과 판단력이 떨어져 의식을 잃을 위험이 있다. 30도 이하로 내려가면 심장에 무리를 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저체온증은 무엇보다 빠른 조치가 중요하다. 의심환자를 발견하면 119에 신고하고 마른 담요, 침낭 등으로 감싸주거나 사람이 직접 껴안아 준다.

팔다리보다는 몸통이 따뜻해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따뜻한 음료수나 물을 주는 것은 좋지만, 알코올, 카페인 등이 섞인 것은 피하는 게 좋다.

저체온증을 예방하려면 옷을 아주 두껍게 입어 체온을 유지하고, 산행이나 여행 시 불필요한 알코올 섭취를 삼가는 게 좋다.

정진우 동아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응급의학과)은 "저체온증이 의심되면 지체 없이 젖은 옷을 제거하고 체온 손실을 막아야 한다"면서 "마른 담요나 침낭, 핫팩 등으로 환자의 몸을 따뜻하게 하고 병원으로 이송해 정상 체온이 될 때까지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노출된 피부 보온도 철저히

동상 역시 겨울철에 걸리기 쉬운 질환이다. 동상은 동창과 동상을 함께 일컫는 말이다.

동창은 추운 날씨에 노출된 얼굴, 손, 발 등이 붉게 변하고 붓는 질병으로, 혈관 속에 염증은 생겼지만, 얼음이 형성되지는 않은 상태로 동상보다 가벼운 상태를 말한다. 심하면 물집이나 궤양이 생기기도 하지만, 병원을 찾아 혈관 확장제 같은 약물치료와 동창에 걸린 부위를 따뜻하게 하면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동상은 피부 온도가 10도 이하의 심한 저온까지 내려가 혈류 흐름이 거의 없다가 조직 손상이 일어나는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피부 온도가 10도가 되면 정상적인 혈류 흐름이 거의 없어지고 피부 온도가 0도가 되면 혈관 속에 얼음 결정이 형성돼 손상이 일어난다.

동상 역시 동창과 비슷하게 귀, 코, 뺨, 손, 발 등 추위에 쉽게 노출되는 부위에서 잘 발생한다.

동상에 걸리면 모세혈관이 수축해 피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피부가 검붉은 색으로 변하고 부어오른다. 심해지면 언 부위의 피부가 창백해지고 감각이 없어지기도 한다. 추위에 노출돼 있을 때는 증상이 없지만, 따뜻하게 해주면 언 부위가 녹으면서 통증과 붉은 반점, 종창 등이 나타나고 치료하지 않은 채 계속 추위에 노출되면 근육, 혈관, 신경까지 동상이 침투하기도 한다.

동상에 걸릴 위험이 있다면, 젖어있거나 꽉 조이는 옷을 벗고 상처 부위를 높게 해서 부종이 생기는 것을 막고 깨끗한 마른 거즈로 부위별로 감싼 후 되도록 빨리 병원을 찾는 게 중요하다. 갑자기 불을 쬐고 따뜻한 물에 담그거나 동상 부위를 비벼서 녹이는 행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산행, 스키, 낚시를 즐기거나 추운 곳에서 일하는 직업군, 당뇨병·고혈압·동맥경화·고지혈증 등으로 혈관이 좁아진 만성질환자라면 특별히 동상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피부가 심한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게 우선이며, 불가피하다면 옷, 양말 등으로 보온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 손가락, 발가락, 귀 등 말단 부위뿐만 아니라 전신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동자세, 꽉 끼는 옷, 만성 피로, 영양 부족, 흡연, 음주 등은 동상 등 한랭 질환 유발인자가 될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