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가뭄에 바싹 말라 가는 댐 '식수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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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가뭄으로 바싹 마른 밀양댐.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건조주의보가 내린 가운데 겨울 가뭄이 심상찮다. 경남과 울산은 당장 식수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양산시·밀양시·창녕군에 식수를 공급 중인 밀양댐 저수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울산시도 52년 만에 사연댐 취수 중단 사태를 맞으며 식수 공급에 적신호가 켜졌다.

밀양댐 저수율 29.9% 그쳐
오는 20일께 경계 단계 격상
사연댐, 52년 만에 취수 중단

14일 한국수자원공사 밀양관리단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밀양댐 주변 강수량은 627㎜로 예년 평균 1469㎜의 42.7%에 불과했다. 밀양댐 저수율은 현재 29.9%(만수위 210m 중 175.7m)로 댐 축조 후 최저치였던 2005년 저수율(34%)보다 4.1%포인트나 낮을 정도다. 이에 밀양댐관리단은 지난 8월 8일 발령했던 '주의' 단계를, 오는 20일을 전후해 '경계' 단계로 격상할 방침이다. 댐은 가뭄 상황에 따라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분류해 관리된다.

앞서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9월부터 양산시에 낙동강 원수 사용을 늘리는 식수 대체 공급과 하천 유지수 공급을 억제하고 있다. 실제로 양산시의 밀양댐 식수 공급량은 평소의 절반 수준이다. 1일 6만 5000t에서 3만 2000t으로 3만 3000t이나 줄였다. 줄인 식수는 낙동강 원수로 대체 중이다. 밀양시와 창녕군도 1만 4600t과 2만 2000t에서 1만 3000t과 1만 9600t으로 감소한 상태다. 더구나 현재로선 내년 5~6월께 밀양댐 저수율이 17%로 떨어져 '심각' 단계가 발령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심각 단계 땐 양산에 공급되는 밀양댐 식수를 낙동강 물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밀양시와 창녕군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이들 지역은 지하수를 식수로 많이 사용한다. 따라서 가뭄 장기화에 따른 지하수 부족에 밀양댐 원수 공급마저 감소해 '식수 대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높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밀양댐관리단 측은 "양산시나 밀양시와 대책 협의를 하고 있는데, 우선 지자체별로 수돗물 사용 절감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울산시 역시 52년 만에 사연댐 취수 '완전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으며 지난 7월 말부터 하루 40만t에 이르는 식수 전량을 낙동강 원수에 의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울주군 상북면 양등마을의 경우 80년 만에 몇 개월째 물 공급이 제한돼 주민들이 임시방편으로 관을 연결해 이웃 마을 지하수를 끌어다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한 주민은 "벌써 내년 봄 농사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고 호소했다. 글·사진=김태권·권승혁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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