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성적표 받아든 교실] '높아진 등급 컷' 정시 눈치싸움 더 치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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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 배부일인 12일 오전 부산 동구 범일동 데레사여자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성적표를 확인하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12일 수능 성적표를 받아든 부산 지역 학생들은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성적을 확인한 뒤 복잡해진 입시 환경에 불안해하는 모습이었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국어, 수학의 1등급 컷이 높아지고 영어는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또 입시학원에서 경쟁적으로 내놓는 대학·학과별 예상합격선은 참고만 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학원 예상보다 등급 컷 올라
최저등급 못 맞춘 학생 많고
영어 때문에 불확실성 커져

학원 예상합격선 참고만
표준점수로 단순 판단 금물
대학별 환산점수 따져 봐야


12일 오전 부산 지역 140여 고교에서는 지난달 23일 치른 2018학년도 수능 성적표를 일제히 학생들에게 배부했다. 하루 전 교육부의 발표로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국어, 수학 등 주요 과목이 쉽게 출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학생들의 반응은 비교적 차분했다. 부산진로진학지도협의회 김용호(용인고) 회장은 "올해 수능이 대체로 쉬웠던 만큼 학생들 반응은 비교적 조용했다"며 "못 쳤다는 반응은 별로 없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등급 컷이 수능 직후 사설학원에서 내놓은 것보다 높아져 낭패를 봤다고 호소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성일여고 3학년 A 양은 "표준점수는 예상대로 나왔지만 등급컷이 수능 직후 사설 학원에서 나온 예상보다 전체적으로 높아졌다"며 "수학에서 예상보다 2등급이나 떨어져 최저등급을 맞추지 못한 친구도 있다"고 전했다. 용인고 3학년 B 군은 "생각보다 등급컷이 높게 나와 국어와 수학에서 1~2점 차이로 등급이 떨어진 친구들이 있다"며 "아예 재수를 하겠다고 말하는 친구들까지 있다"고 털어놨다.

특히 지난해까지의 입시 자료를 올해 참고할 수 없다는 점은 불안감과 함께 치열한 눈치싸움을 예고한다. 절대평가로 바뀐 영어는 각 학교별로 등급간 점수 차이가 어떻게 되는지를 면밀히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수능에서 영어는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이 10.03%(5만 2천여명)로 지난해보다 배 이상 늘었고 한국사에 발목을 잡히는 학생들도 꽤 나왔다. 혜광고 안환(한국사) 교사는 "지난해에 한국사가 워낙 쉬워 방심한 학생이 많았다"며 "자연계열에서 수능최저등급을 맞추지 못해 입시에 차질이 생긴 학생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입시학원에서는 경쟁적으로 주요 대학 예상합격선을 내놓고 있지만 교사들은 대략적인 선에서 참고만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 표준점수로만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대학별 환산점수 등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 동점자가 많이 나오고, 또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못 맞춘 학생들의 정시이월도 있을 수 있는 만큼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김용호 회장은 "단순히 표준점수만 갖고 지원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없고 수능을 반영해 대학별로 다음 주에 발표할 변환표준점수 등을 보고 각자 계산해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부산진로진학지도협의회는 오는 19일 전후로 부산지역 15개 대학·학과별 배치표를 작성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김마선·이우영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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