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기 동아대 명예교수 '유도의 신' 반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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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한유도회로부터 수여받은 '공인 9단' 단증을 들고 있는 조재기 동아대 명예교수.

부산에서 3번째로 '유도의 신(神)'이 탄생했다.

지난달 말 대한유도회 승단 심사에서 만장일치로 공인 9단을 수여받은 조재기 동아대 명예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부산 스포츠계에서는 지난 2012년 부산시유도회 안영환 심의위원 이후 5년 만의 경사다. 조 교수는 "올해로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유도에서 동메달을 딴 지 정확히 41주년인데 이런 경사를 맞게 됐다"며 "동아대에 처음 입학해 낙법부터 손수 가르쳐주신 은사 정학균 선생이 떠오른다"며 감회를 밝혔다.

부산 3번째 공인 9단 승단
"은사 정학균 선생에 감사"

조 교수는 동아대 입학 전까지만 해도 유도와 인연이 없었다. 농사를 짓던 부친의 바람에 따라 동아대 농대에 입학했다. 그러나 범상치 않은 체구를 눈여겨본 학교 측의 권유로 뒤늦게 유도를 시작했다.

한 달 만에 초단을 딴 조 교수는 종합선수권대회를 6차례 휩쓸고 세계선수권에서 3위에 오르는 등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그의 유도 인생 하이라이트는 몬트리올 올림픽이다. 조 교수는 한국인 최초로 유도 무제한급에서 첫 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 유도는 경량급에서나 통한다는 편견을 깨뜨린 것이다. 조 교수는 "한사코 반대하시던 부모님을 올림픽 환영인파 단상 앞에 모시고 큰 절을 했던 게 지금 생각해도 인생의 가장 큰 효도였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명인을 넘어 입신의 경지에 접어들었다는 의미인 '공인 9단'은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무도를 기술적으로 완성하고 대내외적으로 유도를 위해 한평생 몸바쳤다는 공로를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8단 승단 이후 10년이 지나고, 나이 역시 60세를 넘겨야 비로소 9단 승단을 신청할 자격이 주어진다.

이후 수련 경력을 기본으로 선수와 심판, 연구, 창단 경력까지 10개 항목에 걸쳐 종합평가를 거친다. 이 때문에 1945년 대한유도회가 설립된 이후 70년 넘는 세월 동안 배출된 공인 9단은 조 교수를 제외하고 130명에 불과하다.

조 교수는 "던지기에 앞서 넘어지고 일어서는 법부터 알려준 유도의 가르침 덕에 하동 촌놈이 여기까지 왔다"며 "강자에게 져도 주눅 들지 않고 다시 일어서야 한다는 그 가르침은 정년퇴직한 지금도 내게 세상을 사는 이치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권상국 기자 k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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