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시장 "靑·여당은 가덕신공항 로드맵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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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시장 페이스북 캡쳐.

여당발 가덕신공항 재추진 움직임과 관련 서병수 부산시장이 여권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당내 갈등에 빠져있던 상황에서 모처럼 '외부의 적'과 겨루는 모양새다. 하지만 신공항 이슈가 작지 않은데다 여권의 신공항 추진의사가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전해져 손익 계산이 쉽지 않다.

서 시장은 지난 6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해신공항을 왜 또 흔드는 겁니까'란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서 시장은 "지난 10여 년간 시달렸던 지역갈등을 왜 또 부추기는 겁니까. 5개 시도지사가 합의한 신공항 입지결정의 '공론화' 과정을 당신들이 무슨 자격으로 뒤집겠다 말하는 겁니까"라고 되물었다. 이어 서 시장은 "이런 발상은 대체 청와대에서 나온 겁니까, 민주당에서 나온 겁니까"라며 여권을 싸잡아 비난했다. 서 시장은 "정녕 김해신공항이 아니라고 한다면 청와대와 민주당은 당장이라도 가덕신공항 건설을 약속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으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與 가덕신공항 추진 기류에
"왜 흔드나" SNS서 맹공
모처럼 홍준표 대신 여권에 포문
'가덕' 실제 추진 땐 큰 타격

서 시장 입장에서는 자신의 재임기간 중 김해신공항 건설을 큰 치적의 하나로 여기고 있다. 가덕신공항을 따내지 못했지만 타 지역과의 갈등 속에 밀양으로 '떠내려가던' 동남권 신공항을 김해신공항 건설로 물길을 돌려 부산의 실속은 챙겼다는 입장이다.

서 시장의 여권에 대한 공세는 일단 최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의 갈등으로 당내 분란의 중심에 머물던 상황에서 정치적으로도 나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러한 여권을 상대로 한 '싸움'이 유력한 야당의 시장후보로서 자리매김하고, 여권을 상대로 보수표를 결집할 수 있는 대표주자로서의 이미지를 굳히는데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여권에서 작정하고 김해신공항을 대체할 관문공항 건설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경우다. 가덕신공항이 여권의 추진으로 어느정도 방향을 잡는다면 김해신공항에 그친 서 시장으로서는 타격이 될 수 있다. 가덕신공항 추진 당시 가장 걸림돌로 작용했던 대구·경북의 정서와 관련, 여권에서는 "K2공항 이전 방침으로 대구경북의 민원은 해결됐다. 서 시장이 문제삼는 지역갈등이 일어날 소지는 당시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오히려 서 시장에 대해 "관문공항 건설에 걸림이 되는 문제를 시장이 해결해야지, 걸림돌이 있다고 하지 않겠다는 것이 시장의 올바른 태도인가"라며 역공을 취하고 있다. 부산경남 유권자를 생각해 동남권 신공항 건설로 승부수를 띄울 수 있다는 얘기다.

지역정치권에서는 "신공항 문제는 지방선거 과정에서 다른 이슈를 집어삼킬 '블랙홀'이 될 수 있다. 각 당이 섣불리 대응하기 보다 면밀한 득실계산을 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준녕·김형 기자 jumpjump@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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