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백반증에 '엑시머 레이저' "긁지 말고 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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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찬 바람과 건조한 날씨는 피부 보습력을 떨어뜨려 가려움과 따가움을 유발한다. 손등, 팔꿈치, 무릎 등에 하얀 각질이 올라오고 건선, 백반증, 피부 건조증, 아토피 같은 각종 피부 불청객이 찾아온다. 겨울철에 알아두면 좋은 건선과 백반증에 관한 피부 상식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붉은 발진 위 각질 덮이는 건선
멜라닌 세포 소실 백반증 완화
필요 부분만 치료 '엑시머' 각광

■건선은 난치성 질환…여러 치료법 병행

건선은 붉은 발진 위에 은백색 각질이 덮이는 만성 피부질환이다. 무릎, 팔꿈치, 엉덩이, 두피, 손·발바닥, 손톱, 발톱에 나타나며, 많이 퍼지는 경우에는 전신이 모두 발진으로 덮이기도 한다. 주로 20대 전후에 많이 발생하는 건선은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며, 치료과정 중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기도 한다.

일반적인 피부 건조증과 달리 건선은 단순 피부 질환이 아닌 난치성 피부질환으로 분류된다.

건선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피부 면역세포인 T세포의 활동이 증가해 분비된 염증 면역 물질들이 각질세포를 자극, 각질의 과다한 증식이나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피부 세포가 빠르게 자라나기 때문에 육안으로 봤을 때, 비듬과 같은 하얀 각질이 쌓이는 것이다.

건선 치료는 증상에 따라 국소 치료법, 광선 치료법, 전신 치료법, 생물학적 제제 등으로 치료한다.

초기 건선 치료에는 국소 치료제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스테로이드라고 알려진 부신피질호르몬제 연고와 비타민D 유도체를 사용하며, 보습제를 같이 사용하게 되면 피부 건조로 인한 가려움증을 완화해 치료에 도움이 된다. 스테로이드제는 국소 도포제로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장기간 사용 시 모세혈관 확장, 피부 탈색소화 등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최근에는 비타민D 유도체와 스테로이드를 혼합한 제제를 사용해 부작용을 줄이고 있다.

최근 건선 치료에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엑시머 레이저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엑시머 레이저는 기존 광선 치료보다 치료 시간을 단축하고 선택적인 치료도 가능해 발병 부위만 치료할 수 있다. 광선 치료로 도달하지 못하는 부분까지도 조사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

최수영 벧엘피부과 원장은 "건선은 만성 재발성 질환으로 치료가 장기화되거나 반복되는 경향을 보인다. 다른 만성 질환과 마찬가지로 단일 요법보다는 여러 가지 치료방법을 병행해야 치료 효과를 높이고, 치료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백반증, 엑시머 레이저가 효과적

백반증은 표피의 멜라닌 세포 소실에 의해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백색반점들이 피부에 나타나는 탈색소 질환이다. 백반증은 전 세계 인구의 0.5~2% 정도가 발병한다. 백반증은 자가면역설, 신경체액설, 멜라닌 세포 자가파괴설, 유전설과 같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정신적·신체적 장애 및 스트레스, 외상이나 햇볕에 의한 화상 등도 백반증의 발생과 악화에 관련이 있다.

백반증이 발생한 부위는 멜라닌 세포가 기능을 상실한 곳인데, 멜라닌 세포는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같이 기능 상실된 부위는 자외선에 약해져 일광화상의 가능성이 있다. 햇빛에 노출됐을 때 일광화상을 입은 부위는 백반증 병변이 확산되기도 한다.
벧엘피부과 최수영 원장이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 벧엘피부과 제공
최 원장은 "백반증은 자연 치유가 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발병 초기에 방치하면 빠르게 악화되거나 지속적으로 번질 수 있다"면서 "백반증의 유형에 따라 정확하게 진단해 질환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백반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시술은 엑시머 레이저이다. 308㎚(나노미터) 파장의 레이저 빛이 멜라닌 세포를 자극해 색소를 재형성시키는 원리를 이용, 백반증을 치료한다.

엑시머 레이저는 정상 피부의 자외선 노출을 최대한 줄이면서 백반증 부위만을 치료하는 표적 광치료다. 먹는 약이나 바르는 약의 부작용이 걱정되는 임산부나 소아의 치료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엑시머 레이저 치료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프랙셔널 레이저와 병용해 치료하고 있다.

최 원장은 "건선과 백반증 두 질환 모두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는 피부질환으로,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준다. 질환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유발되지만, 거꾸로 스트레스는 두 질환을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심리적인 안정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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