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립미술관 'Site-seeing:여행자'전] 여행 하듯… 작품으로 만나는 세상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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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춘의 '아, 부산'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전시장 벽면과 바닥에 표시된 화살표를 따라가다 보면 그림과 사진, 설치 등 다양한 종류의 작품들을 만나게 된다. 마치 지도(Map)를 들고 유명 관광지는 물론 항구와 역, 동네와 골목을 여행하는 느낌이 든다. 작품을 바라보다 보면 어느덧 특정 장소의 과거와 현재의 변화상이 읽어진다.

부산시립미술관(관장 김선희, 부산 해운대구 우동)이 내년 2월 18일까지 2층 대전시실과 로비에서 개최하는 'Site-seeing:여행자'는 도시와 자연 풍경 등 특정 장소와 현장을 담은 작품을 감상하면서 여행의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도록 회화와 영상, 드로잉과 설치 등 여러 장르로 구성한 전시이다.

다양한 장소 담은 89점
10개 소주제로 나눠 전시

관객이 골목 곳곳 누비며
여행 느낌 갖도록 구성 '눈길'


다양한 장소를 담은 부산시립미술관 소장품 37점과 도시를 주제로 작업하는 김민정 왕덕경 이인미 등 프로젝트 참여작가들의 작품 52점을 합쳐 89점이 출품됐다. 부산의 1세대 사진작가인 김복만 최민식을 비롯해 배병우 안세권 김홍희 디오니시오 곤잘레스 등 작가들의 다양한 사진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전시는 여행의 경험을 통해 우리가 보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며 그곳이 보여주고 있는 것은 어떤 모습인지를 묻는 것을 콘셉트로 한다. 관객이 단순히 작품을 바라보는 수동적인 관람자가 아니라 능동적인 여행자가 되어 여행하듯 관람하도록 유도한다. 전시장 입구에는 여행 티켓과 함께 관람객이 여행을 하는 이유와 의미를 환기시키는 안내 문구들, 갖가지 여행 정보들이 마련돼 있어 눈길을 끈다.

전시는 '유명 관광지' '항구와 역' '전망대' '먹거리-맛집' '동네와 골목' '도시와 집' '바다와 산' 등 10개의 다양한 소주제로 나눠 마치 여행 장소를 방문하거나 누군가의 여행 기록을 엿보는 느낌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최민식의 '부산 1993'.
전시작 중 박병춘의 '아, 부산'은 가로 240㎝, 세로 120㎝ 칠판에 분필로 부산의 전경을 세밀하게 묘사한 작품. 작품 중간에는 조용필의 노래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가사를 흘려 적어 눈길을 끈다. 
김민정의 '건물 3~10'
김민정의 '건물 3~10'은 최근 들어 부산의 새로운 풍경이 된 초고층 건물 공사 현장을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옅게 채색한 그림을 천장에 끈을 연결해 매달아 독특한 느낌을 준다.

사진 작품 중에는 안세권의 '부산 파노라마 I'과 최민식의 '부산 1993'이 돋보인다. '부산 파노라마 I'는 길이가 무려 11m 60㎝에 이르는 작품으로 영도를 중심으로 좌우로 펼쳐진 부산의 전경을 한눈에 보여준다. '부산 1993'은 어느 겨울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시장통의 한 좌판에서 국수를 먹고 있는 모습을 정감있게 담았다. ▶Site-seeing:여행자=내년 2월 18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 2층 대전시실과 로비. 051-740-4251. 박진홍 선임기자 jhp@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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