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고백부부' 끝낸 장나라 "경험 못 한 20대 낭만 드라마에서 실컷 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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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나라는 KBS 2TV 주말드라마 '고백부부'에서 시간이동을 하며 서른여덟 주부와 스무살 대학 새내기 마진주를 연기했다. 라원문화 제공

"스무 살로 돌아가면요? 놀러도 가고 싶고 연애도 하고 싶어요."

'나라짱' 장나라(36)에게 타임머신을 타고 대학 새내기로 돌아가면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물었더니 이런 답을 들려준다. 그만큼 그 시절이 바빴던 모양이다.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2001년)란 노래를 들고 가수로 데뷔한 장나라는 마치 요술처럼 순식간에 '귀한 몸'이 됐다. 워낙 귀엽고 깜찍한 매력의 소유자라 국내에선 '나라짱', 중국 등에선 '나라 공주'로 .불리며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배우로서의 흥행 파워도 대단했다. '내사랑 팥쥐' '사랑을 할꺼야' '동안미녀' '미스터 백' 등이 시청률 1위를 달성했고 KBS 가요대상, 백상예술대상을 차지하며 흥행보증수표로 인정받았다.

이혼한 38세 아줌마 연기부터
대학 신입생 퀸카 역까지 맹활약

"방부제 동안은 그래픽 기술 덕분
악역이나 남자 역할 하고 싶어"

■스무 살 대학생과 서른여덟 아줌마 연기


장나라를 서울 청담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지난 18일 종영한 KBS 2TV 드라마 '고백부부'에서 주인공인 마진주를 맡았는데 어떻게 연기를 소화했나 무척 궁금했다. 정작 그는 이 드라마를 통해 사랑, 여행, 미팅 등 '캠퍼스 낭만'을 한껏 즐겼다며 함박웃음을 쏟아낸다.

'고백부부'에서 마진주는 최반도(손호준)와 14년 차 부부. 오해가 쌓여 둘은 2017년 이혼한다. 불가피하게 서른여덟 아줌마를 연기해야했다. 그래서 그는 주변의 결혼한 친구들을 참고했다. 하지만 대부분 '젊은 엄마'라 원하는 느낌이 아니었다고. "저는 아예 50대를 표현했어요. 몸짓이나 말투의 연령대를 확 늘린거죠. 그래야 더 차지게 티가 나겠더라고요."

그 덕분일까. 1999년 마진주의 외모는 상큼함 그 자체다. 그러나 "아이고 저걸 어째"라며 혼잣말을 하거나 크게 박수치며 박장대소할 때 보면 영락없는 아줌마였다.

'고백부부' 극 중 한 장면. KBS 2TV 제공
■"동안이요? 컴퓨터 그래픽 덕분이죠"

하지만 극 중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은 다음날 마진주는 스무 살로 변신한다. 남편을 처음 만났던 1999년 한국대 신입생으로 시간 여행을 하게 되는 것. 사학과 1학년 퀸카 마진주는 친구들과 나이트클럽을 찾고, 강의 빼먹고 여행도 가고, 멋진 선배와 연애도 하는 등 캠퍼스를 종횡무진 누빈다. "저는 스무살에 데뷔해 그런 걸 즐기지 못했어요. 마진주와 친구들이 너무 부럽더라고요. 과거로 돌아가면 드라마에서 해봤던 것들 다 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촬영은 끝났지만 팬들이 만든 토막 영상을 계속 찾아보고 있어요."

이처럼 장나라가 풋풋한 대학 새내기를 큰 무리 없이 연기할 수 있던 비결은 무얼까. '동안' 혹은 '인간 방부제'란 또 다른 별명처럼 나이를 먹지 않는 외모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그는 다소 엉뚱한(?) 답을 건넨다. "어리게 봐주셔서 감사하죠. 하지만 그렇게 보이는 건 컴퓨터 그래픽 덕분이 아닐까요. 전 나이대로 잘 늙어가고 있어요."

■멜로물은 이제 그만, 거친 악역 하고파

가수로 연예계에 입문한 장나라는 본래 아역 연극배우로 연기를 시작했다. 안방극장 데뷔작 '뉴 논스톱'이나 '명랑소녀 성공기' '내사랑 팥쥐' 등은 시청률 40%를 넘나드는 히트를 쳤다. 2006년 중국으로 건너갔다. 그리곤 '댜오만 공주' '순백지련' '철면가녀' 등에 출연하며 시청률을 정상으로 끌어올렸다. 2011년 한국으로 돌아와 '동안미녀' '운명처럼 널 사랑해' '너를 기억해' 등 끊임없이 안방극장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마치 일밖에 모르는 소 같다. 장나라는 "사실 제가 연기 말곤 잘하는 게 없어요. 그래서 죽기 살기로 매달리는 거죠. 내가 존재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 카메라 앞에 섰을 때거든요."

그래서일까. 그는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어리게 보이고 귀여운 외모 덕분에 주로 로맨틱 코미디에 출연하지만 '너를 기억해'의 특수범죄수사팀 경찰처럼 거친 역도 곧잘 소화해냈다. 그러면서 나름의 포부를 곁들인다. "악역이 좀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남장이 아니라 남자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김상혁 기자 bstoda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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