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평신도 희년' 반성과 용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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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회가 역사상 처음으로 '평신도 희년'을 선포했다.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이하 한국평협)는 내년에 출범한 지 50년을 맞아 주교회의에 '평신도 희년'선포를 요청했고, 주교회의는 정기 총회에서 이를 승인했다. 이로써 올해 평신도 주일인 11월 19일부터 내년 평신도 주일인 11월 11일까지 평신도 희년으로 지내게 된다.

'한국평협' 출범 50년 맞아
국내 천주교회 최초 선포

내년 11월 11일까지 1년
19일 성당별 선포식 예정


천주교에서 희년이란 50년마다 돌아오는 거룩한 해이며, 언젠가 도래할 메시아 시대를 의미하기도 한다. 구약시대 유대인들은 7년마다 돌아오는 안식년이면 동족들의 빚을 탕감하고 노예를 해방했고, 이를 7번 보낸 49년이 지난 다음 해를 희년으로 삼았다.

한국평협은 '새 복음화의 증인-내가 너를 뽑아 세웠다(요한 15, 16)'를 주제로 1년간 '평신도 희년 살기'를 제안했다. '평신도 희년 살기'는 희년의 정신과 평신도 사도직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목적으로 하는 정신운동, 북녘형제들의 자유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를 목적으로 하는 신심운동, 그리스도인답게 사는 실천운동으로 구성된다. 신자들이 해야 할 구체적인 실천 사항으로 '교구 내 본당 순례 및 성지 순례' '교구장 사목 지침의 실천사항 실천하기' '이웃과 화해하고 냉담자 권면하기' 등이 있다.

한국평협은 평신도 주일 강론 자료를 통해 "거룩하게 살지 못한 우리의 모든 잘못을 반성하고 바로잡는 해, 미워하고 원수진 이웃과 용서와 화해로 관계를 회복하는 해, 우리 모두 본래의 자리에서 새로운 자유와 기쁨, 은총의 삶을 사는 해가 되도록 하자"고 요청했다.

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위원회 위원장 조규만 주교는 '평신도 희년을 맞이하여'라는 담화문을 발표해 "평신도 희년이 활발한 신앙생활로 이끄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 주교는 "한국교회의 가장 큰 자랑거리 중 하나가 평신도 스스로 복음의 진리를 찾아 이룩한 자생교회라는 사실이다. 교계제도 하에서 많은 교우가 피동적이고 소극적인 자세로 신앙생활을 영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 주교는 "영세자들이 줄고, 미사 참여율이 낮아지고 냉담 교우가 늘어나고 있는 교회의 현실을 우려한다"며 "평신도 희년이 한국 교회에 새로운 전환점이 되어 평신도들이 활발하게 활동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각 교구의 성당들은 19일 교중미사에서 평신도 희년 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며 부산교구청은 내년 7월 21일 남천성당과 오륜대순교자성지에서 평신도대회를 열 계획이다. 평신도대회는 한국평협 설립 50주년을 기념하는 감사미사와 도보 순례로 진행한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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