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약사포럼 '여민락' 임무홍 상임부회장 "라오스에 민간단체 힘으로 병원 지어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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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컹거리는 차량 유리창으로 희뿌연 먼지가 일어 순간 앞이 안 보였다. 가끔 소와 염소가 유유자적하게 도로를 지나가곤 했다. 도심에서 그렇게 1시간 반을 차량으로 이동하자 오지마을이 나타났다.

지난 11일 라오스인민민주공화국의 수도 비엔티안에서 남동쪽으로 540여㎞ 떨어진 사반나케트주 잠폰군의 오지마을 깜빠내빌리지. 순박한 표정의 마을주민 300여 명이 이날 개원식을 한 '깜빠내-여민락모자자선병원' 앞에 모여 있었다.

깜빠내 모자자선병원장 맡아
산부인과 검사 진료실 등 개설
열악한 출산 환경개선에 앞장
18개 주 전역에 병원 세울 것

부산약사포럼 '여민락'(회장 성일호)은 지난 7월 말 기공식을 한 이 병원의 건립 비용과 의료장비를 후원했다. '세상과 더불어 행복을 나눈다'는 취지로 활동하는 여민락의 회원은 80여 명에 이른다. 임무홍(65) 여민락 상임부회장이 '깜빠내-여민락모자자선병원' 한국병원장을 맡았다.

"순수 민간단체의 힘으로 병원을 지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깜빠내빌리지에서 예전엔 병원까지 가려면 70㎞를 나가야 했습니다. 의료 사각지대에 있었던 라오스 오지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한국과 라오스의 우호와 협력이 더 발전하길 기대합니다."

임 병원장은 "라오스는 출산 환경이 열악해 아이를 낳다가 죽는 여성이 많고 영유아 사망률이 높다"며 "병원을 산부인과 위주로 운영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100평 규모의 병원은 입원실, 약제실, 산부인과 검사실, 진료실 등을 갖췄다. 임 병원장을 따라 병원을 둘러보았다. 각 방 입구에는 성일호, 임무홍, 임현숙, 조정향, 주원식 부산시약사신용조합 이사장, 최정규 ㈜우정약품 대표이사, 최종수, 허경희 법무부 부산구치소 사무관 등 여민락 회원과 박희정 부산시여약사회 회장 등 고액 기부자의 명패가 붙어 있었다.

"NGO인 ㈔아름다운사람들이 2015년 라오스 시엥쿠앙주의 분틴마을에 개원한 '분틴-여민락 모자병원'은 지난해 11월 라오스 정부로부터 오지마을 표준병원으로 지정됐습니다. 이번에 만든 병원의 설계 디자인, 의료진과 의료장비 구성도 분틴-여민락 모자병원과 비슷하게 하는 것입니다. ㈔아름다운사람들 권경업 이사장과 원무현 사무처장이 병원 건립 관련 행정적인 지원을 했습니다. 약사 봉사단체인 '건강한 이웃'은 앰뷸런스 1대를 기증했습니다."

깜빠내빌리지는 라오스 현 대통령의 고향이다. 라오스 대통령과 정부도 이번 병원 건립에 큰 관심을 보였다. 개원식에 쌩놘 싸이야랏 국회부의장, 빌라이봉 붓다캄 국회 재무·감사위원장 등 고위 인사가 참석했다.

"라오스 정부가 의료인력, 행정인력, 의약품을 제공하고 여민락은 병원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의료장비를 추가 기증하고 현지 의료진에게 선진 의료기술 전수할 계획입니다. 분틴-여민락 모자병원이 들어선 뒤 다리가 생기고 인구가 급증하면서 마을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깜빠내-여민락 병원도 개원을 앞두고 도로 여건이 개선되는 등 인프라 발전을 끌어내고 있습니다."

임 병원장은 "병원 운영 지원 협정을 맺은 ㈔아름다운사람들과 협력해 앞으로 라오스 18개 주 전역에 모자자선병원을 지어 저개발국가 의료환경개선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임 병원장은 경남고와 서울대 약대를 졸업한 뒤 무역업체를 운영했다. 2004년부터 부산 서구 아미동 부산대병원 앞에서 123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라오스 사반나케트=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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