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변태 잉크남' 이어 '변태 쪽지남'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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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부산대학교 여학생들을 성범죄 공포에 휩싸이게 했던 '변태 잉크남'(본보 1일 자 10면 단독 보도)이 검거된 데 이어 부산교육대학교에서도 여학생들을 상대로 음란행위를 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성욕 분출을 위해" 또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이 같은 행위를 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부산 연제경찰서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자영업자 A(28)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3차례에 걸쳐 부산교육대학교 내 대학본부 건물 2층 여자화장실, 학생회관 동아리실 화장실 등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또 음란행위 뒤 학생회관 화장실 등에 '좋은 구경거리 있어요' '변기에 정액을 뿌리고 갑니다' 등 자신의 행위를 알리는 쪽지(사진)까지 남기고 사라져 '변태 쪽지남'으로 불렸다.

부산교대 女화장실 들어가
3차례 음란행위 뒤 쪽지 남겨
부산대선 '액체 구두약 테러'
경찰, CCTV로 잇따라 검거


경찰은 지난 10일 대학과 총학생회 측의 신고를 접수하고, 학내에 설치된 CCTV 30여 대의 영상을 이틀간 정밀 분석한 끝에 11일 학교 인근에 거주하는 A 씨를 검거했다. A 씨는 경찰에서 "사업 스트레스 때문에 음란행위를 했고, 내가 왔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 쪽지를 남겼다"고 진술했다.

앞서 지난 10일 부산 금정경찰서는 재물손괴 혐의로 B(35) 씨를 검거해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지난달 12일부터 26일까지 액체 구두약 등을 플라스틱 용기에 넣어 휴대한 채 부산대 내에서 스타킹을 착용하고 치마를 입은 여학생의 뒤를 따라가 다리에 액체를 뿌리고 달아난 뒤 여학생이 화장실 휴지통 등에 스타킹을 버리면 이를 다시 주워 가는 등 모두 5차례에 걸쳐 이 같은 변태 행위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성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신문에 기사가 나간 걸 보고 범행을 중단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3건의 피해 신고가 들어오자 전담팀을 편성해 부산대 전체와 주변 대학가에 설치된 CCTV 150여 대를 2주 동안 정밀 분석해 B 씨를 주거지에서 검거했다.

부산교대 김 모(22·여) 씨는 "대학 내에서 이 같은 성범죄가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황당하고 화가 나고 공포스럽다"고 말했다.

부산교대 서병진 총학생회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학교 측과 CCTV를 모두 고화질로 바꾸고, 여자화장실에 비치된 비상벨의 활용법에 대해 알리는 교육과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24시간 열려 있는 대학교의 특성을 보완하기 위해 학생증 출입 시스템을 만들 것을 학교 측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A 씨와 B 씨의 행위가 유사한데도 범죄 혐의가 다른 이유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변태 잉크남 B 씨와는 달리 A 씨는 공공건물에 침입해 성적 욕망에 의해 행동했기 때문에 성폭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적용이 가능했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김경희·조소희기자 mi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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