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병원, 간호사들에게 선정적 장기자랑 강요 을지병원 의료용품 사비 구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성심병원 장기자랑 을지병원 의료용품 구매. 사진=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

대학병원인 성심병원과 을지병원이 간호사에게 부당한 업무지시를 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먼저 성심병원 간호사들이 장기자랑 프로그램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을 직장갑질119 오픈 카카오톡 채팅방에 쏟아내고 있다. 직장갑질119는 노무사·변호사·노동전문가 등 분야별 전문가 241명이 부당한 업무지시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을 돕고, 전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달 초 자발적으로 만든 시민단체다.

성심병원은 1년에 한 차례씩 개최하는 체육대회에서 간호사들에게 선정적인 춤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을지병원은 환자 치료에 사용하는 의료용품을 병원 공금이 아닌 간호사들의 자비로 구매하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성심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현직 간호사 및 퇴직 간호사들은 이 단체에 장기자랑에 동원돼 짧은 바지나 배꼽이 드러나는 옷 등을 입고 선정적인 춤을 강요받아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장기자랑 준비를 위해 업무 시간 종료 후에도 연습을 계속해야 했고, 휴일까지 반납해야 했다는 게 성심병원 간호사들의 불만이다.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진은 "간호사 본연의 업무인 '진료'가 아니라 체육대회와 같은 부대행사에 강압적으로 동원됐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며 "성심병원 간호사들의 주장을 종합해보면 어떻게 대학병원급에서 저런 일이 아직도 벌어지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성심병원 측은 체육대회에 장기자랑 프로그램이 있는 것은 맞지만, 간호사들의 참여를 강압적으로 지시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장기자랑 동원 외 간호사들에게 의료용품 사비 구매를 강요한 병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을지병원은 체온계·저울·핀셋·수술용품(가위 등)과 같은 의료용품이 없어지거나, 추가 구매해야 할 때 간호사들이 직접 구매하게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런 의료용품들은 재구매를 하거나, 분실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마다 간호사들이 사비를 털어 의료용품 수량을 맞춰놓을 수 있도록 강요받았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이에 대해 을지병원 측은 관리부서에서 모든 의료용품을 일괄 지급하고 있으며 파손·고장 등으로 인한 의료용품은 즉각 교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이 과정에서 의료용품 공급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재구매 요청이 들어올 경우 '재구매 사유' 등 소명 절차를 거치는 데 이 과정에서 오해가 불거진 것 같다는 게 을지병원 측 주장이다.

디지털콘텐츠팀 multi@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