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노인 건강 관리 어떻게 "독감 무서워요, 어르신들 이달 중 예방접종 꼭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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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으로 인한 합병증을 얻기 쉬운 노인들은 해마다 독감예방접종을 반드시 해야 한다. 부산일보 DB

가을인가 싶더니 새벽녘엔 벌써 겨울인가 싶을 만큼 일교차가 크다. 낮 기온과 아침저녁 기온 차가 큰 환절기는 건강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할 때이기도 하다.

동아대병원 가정의학과 한성호 교수(영남노인병학회 이사장)는 "일교차가 커지면 낮과 밤의 온도 차이에 적응하기 위해 자율신경에 큰 혼란이 생길 수 있고, 자율신경의 조절능력은 노인일수록 떨어진다"고 말했다. 환절기에 노인들이 특히 건강에 유의해야 하는 이유다. 자율신경은 온도에 따라 혈관을 확장시키고 수축해 혈압을 변하게 할뿐만 아니라, 맥박수도 크게 변화시킨다. 기관지가 수축이완할 때도 있어 환절기엔 노인들의 심혈관질환이나 호흡기질환이 더 많이 발생한다.

일교차 커지면 자율신경 조절력 저하
노인 심혈관·호흡기 계통 발병 증가
독감도 폐렴 등 치명적 합병증 유발

실내 온도 20~22도, 습도 50% 유지
새벽 운동 피하고 가볍게 조깅·수영
피곤할 땐 무리 말고 충분히 쉬어야

■독감예방접종 해마다 필요한 이유

우리나라에서 독감 감염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자(인플루엔자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2300여 명에 이른다. 이는 연평균 전국 사망자 수 24만 명의 1%에 해당한다.

독감의 가장 흔한 합병증은 세균성 폐렴. 만성 기관지염이나 만성 호흡기 질환, 만성 심혈관계 질환도 독감으로 악화될 수 있다. 이런 합병증은 노인이나 만성질환자에서 잘 발생하며 이로 인해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독감은 주로 11월 중순부터 이듬해 4월까지 유행한다. 독감 예방접종은 접종 2주 후부터 효력이 나타나 6개월간 지속되기 때문에 가급적 11월까지 접종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해마다 변이를 일으키고, 유행하는 바이러스 종류도 달라진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곳곳의 바이러스 유행정보를 종합해 다음 해 유행할 바이러스를 예측, 발표한다. 독감 백신은 WHO 발표에 맞춰 생산된다. 한 교수는 "노인들이 독감 예방접종을 한 해쯤 안 해도 되지 않을까 방심해선 안 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65세 이상 노인, 영유아나 5세 이하 어린이, 만성질환자, 임산부, 생후 6개월 미만의 영아를 돌보는 사람, 의료인은 우선 접종 대상이다. 심장 및 콩팥, 간질환자나 암 환자, 고도비만 환자도 위험군에 포함되기 때문에 꼭 접종을 해야 한다.

독감백신에는 3가 백신과 4가 백신이 있다. 인플루엔자 3가 백신은 2개의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 항원과 1개의 인플루엔자 B 항원을 갖고 있다. 4가 백신은 3가 백신에 인플루엔자 B 항원 바이러스가 추가된다. 따라서 3가 백신보다는 항원의 숫자가 많은 4가 백신이 예방에는 유리하지만 접종 비용이 약간 더 비싸다.

■환절기 유의해야 할 질환

환절기에는 노인성 질환인 협심증과 심근경색 등 심장혈관이나 뇌졸중 같은 뇌혈관성 질환이 더욱 증가한다.

일교차가 1도 높아지면 사망률이 0.5%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협심증과 같은 관상동맥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노인 사망률은 일교차가 1도 변함에 따라 2.5% 증가한다. 심혈관 질환자는 물론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천식 등 만성 질환이 있는 환자는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 교수는 "천식이나 폐기종 등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는 일교차가 1도 증가할 때 입원율이 약 3% 증가한다"고 말했다.환절기에는 습도가 낮아져 자주 건조함을 느끼게 된다. 피부가 건조해지면 노화가 더 촉진되고 결막염이나 안구건조증 같은 안질환이 올 수도 있다. 감기나 천식 같은 호흡기질환의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요즘 같은 환절기엔 실내 온도 20~22도, 습도는 45~55%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려면 젖은 빨래를 실내에 널어놓거나 숯이나 솔방울, 과일 껍질 등 천연가습제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환절기 면역력 높이려면

몸의 면역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

하지만 노인들은 운동할 때도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이 있다면 가급적 기온이 낮은 새벽 운동을 하지 않고 낮에 온도가 올라간 후에 하는 것이 좋다.

환절기엔 힘을 갑자기 사용하는 근력 운동보다는 자전거 타기, 빨리 걷기, 수영, 조깅 등 유산소 운동을 자신의 운동 능력보다 조금 낮은 강도에서 하도록 한다. 준비 운동은 가볍게, 그러나 가능하다면 평소보다 길게 하는 게 좋다. 몸이 피곤하거나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 무리한 운동을 하면 심장이나 몸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이럴 경우는 운동을 쉬어야 한다. 또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 지나치게 얇은 옷을 입고 운동을 하면 열 손실로 체온 저하가 올 수 있으니 운동하기 전 덧입을 겉옷을 입고 운동하도록 한다. 강승아 선임기자 se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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