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스마트폰 과의존' 어떻게] 무조건 막기보다 자녀가 폰 사용시간 스스로 정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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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에게 스마트폰은 '판도라의 상자'다. 일단 자녀 손에 스마트폰이 쥐이면, 이전 상태로 돌이킬 수 없다. 학업 시간이나 부모와 대화 시간이 줄어드는 문제를 지적해도 아이들은 좀처럼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 사 주는 순간부터 갈등을 유발하는 '골칫덩어리'지만, 걱정만으로 마냥 반대만 하기 힘들다. 연락할 때 유용할뿐더러 없으면 친구 사이 따돌림도 걱정된다. 스마트폰 갈등 상담과 중독 예방 교육 기관인 부산정보문화센터 김정덕 강사의 도움말로 스마트폰 사용법을 Q&A 방식으로 소개한다.

좌뇌-우뇌 균형 발전 저해
'디지털 말더덤이' 갈수록 늘어

강제로 뺏으면 박탈감만 키워
사용시간 끝나기 5분 전 고지를

폰 사 주는 가장 적절한 시기는
자기조절력 있는 중학생 이상

Q. 스마트폰 사용이 위험한가요?

A. 스마트폰 사용 자체보다 과의존이 위험합니다. 뇌 발달이 완성되지 않은 시기에 스마트폰을 통한 동영상, 게임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뇌의 특정 부분만 발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과의존 증상 때문에 좌뇌와 우뇌가 균형적으로 발달하지 못해 '디지털 말더듬이'가 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유아와 어린이의 스마트폰 사용을 법으로 제한하기도 합니다. 대만이 대표적입니다. 만 2세 미만의 유아는 사용을 금지하고, 만 2세에서 18세는 1일 30분 사용을 규정하고, 위반 때는 우리나라 돈으로 최대 175만 원의 벌금을 부모가 물도록 하고 있습니다.

Q. 과의존인지 확인은 어떻게 합니까?

A. 유아의 경우, 스마트폰을 주지 않을 경우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보채거나 저항하는 경우 의심해 볼 만합니다. 유아들은 대개 스마트폰으로 애니메이션 등 영상을 보는데, 과의존 유아들은 영상을 본 후 짜증과 공격성이 강해진다거나 잠자는 시간이 줄고, 잘 자려 하지 않는 성향을 보입니다.

초등학생 이상일 경우, 스마트폰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과의존인지 살펴야 합니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스마트쉼터(www.iapc.or.kr)의 유·아동과 청소년, 성인 대상 과의존 진단 체크리스트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Q. 스마트폰을 언제쯤 사 줘야 하나요?

A. 성인이 되기 전까지 뇌 발달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한 늦게 사 주는 것이 좋습니다. 적어도 자기 조절력이 어느 정도 생겼을 경우에 사용하도록 하도록 권합니다. 그 시기가 대개 중학교 이상이라고 합니다. 또한 중독을 예방하는 '골든 타임'이 스마트폰 사용 전이라는 점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스마트폰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 자녀와 이야기한 후, 사용 규칙을 자녀 스스로 결정해 문서로 남기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때 부모가 일방적으로 규칙을 정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서에는 사용 시간과 방법, 어겼을 때 어떻게 할지 등의 내용을 담는 게 좋습니다.

Q. 스마트폰 중독이 될까 걱정스럽습니다.

A. 유아라면 허용 시간을 넘기면 단호하게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해야 합니다. 이때 부모도 함께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가족 모두 스마트폰을 주머니나 서랍 등 일정 장소에 두고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초등학생 이상이라면 우선 스마트폰을 가족이 함께 있는 공개된 장소에서 사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방법에 대해 부모 양쪽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둘의 기준이 다르면,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그때그때마다 협상을 시도하며 갈등이 커질 수 있습니다.

Q. 이미 과의존이 의심될 때는?

A. 일단 일주일 정도 기간을 정해 자녀가 스마트폰을 사용한 시간을 기록하도록 합니다. 이후 이 시간들이 과하다면 조금씩 줄이도록 도와줍니다. 자녀가 스마트폰 이외에 좋아하는 놀이를 함께 하며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시험 기간이라 사용 시간을 조절하고 싶지만, 스스로 안 된다는 학생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일정한 사용 시간이 지나면 스마트폰이 저절로 꺼지는 기능을 가진 앱 등을 활용할 것을 추천합니다. 과의존 증상이 심각하면 부산정보문화센터 등 전문기관의 상담이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Q. 스마트폰을 끄기 힘들어해요.

A. 사용 시간이 끝나기 전에 미리 고지를 합니다. 끝내기 10분 전, 5분 전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겁니다. 제한 시간이 지났다며 사용 도중 갑자기 스마트폰을 빼앗는 것은 위험합니다. 몰입한 상태에서 박탈을 경험하면 욕설 등 예측불가능한 행동이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자녀 스스로 멈추는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멈출 때까지 기다렸다가 자녀 스스로 정한 규칙을 적용해 사용에 제한을 둡니다.

Q. 해도 괜찮은 스마트폰 게임이 있나요?

A. 해도 괜찮은 게임만 노출시키겠다는 건 현실적으로 힘듭니다. 게임의 특성상 좀더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되기 때문입니다. 게임의 폭력성 등을 검증하려면 부모가 같이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무조건 막는다고 막아질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녀와 함께 하고 게임에 대한 나쁜 점이나 걱정되는 부분을 이야기하면서 사용 방법을 함께 고민할 것을 권합니다. 또 유명한 게임들은 대개 어른용과 청소년용으로 구분하고 있어, 부모가 직접 해 보고 비교하는 것도 아이와 소통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송지연·임태섭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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