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관절염] 류마티스, 먹는 약으로도 염증 억제 가능해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을 받고 3년째 치료를 받고 있는 이정희(50·여) 씨. 이 씨는 관절의 통증을 무심코 넘기다가 관절 변형이 이미 시작된 이후에 병원을 방문했다. 생물학적 제제 주사제로 치료를 받으면서 증상도 나아지고 염증 수치도 잘 조절돼 일상생활은 무리 없이 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직접 주사를 놔야 하는데, 주사할 때마다 겁이 나고 무엇보다도 가족에게 주사를 맞는 모습을 보여주기가 싫어 매번 숨어서 주사를 놓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만성 염증성 자가면역 질환
방치하면 '관절 파괴'이어져

비생물학적 약물로 치료
전체 환자 3분의 2 효과
환자 관절파괴 예방

생물학적 류마티스 약물
질병 유발하는 물질 차단
표적치료 땐 효과 빠르고 커
주사 대신한 경구제 나오기도

■오래 앓을수록 동반 질환 위험 높아

류마티스 관절염은 만성 염증성 자가면역 질환이다. 쉽게 말해 우리 몸을 지켜야 할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우리 몸을 스스로 공격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림프구가 우리 몸의 일부인 활막을 공격해 결국 관절과 관절 주위의 뼈를 파괴하고 피로감, 발열, 식욕감퇴, 체중감소 등의 전신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손가락, 손목, 발가락 관절 등 주로 작은 관절부터 침범한다. 질환이 진행되면 점차 큰 관절인 팔꿈치 관절, 어깨관절, 발목관절, 무릎관절 등도 침범한다. 질병 발생 2년 이내에 환자의 70% 이상이 뼈가 파괴되는 등 관절 손상이 급격히 진행된다. 따라서 초기에 빨리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와 함께 평생 꾸준히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병기간이 길어질수록 이차적인 동반 질환 위험도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대한류마티스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일반인에 비해 여성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이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10.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류마티스 관절염을 오래 앓을수록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도가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다. 대사증후군도 마찬가지로 유병기간이 긴 환자가 위험도가 더 높았다.

해운대백병원 류마티스내과 김성호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 통증에서 시작해 관절 변형, 나중에는 관절 파괴로 이어진다. 전신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절 외에 장기 등에도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하는 만큼 초기에 진단을 받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환자, 주사제·경구제 선택 가능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손 모습. 부산일보DB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는 만성적이고 전신적으로 진행되는 염증 현상을 조절하고, 관절의 부종과 통증 완화 및 관절의 변형을 방지해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통증의 완화만을 목표로 했던 예전과 달리 염증을 억제하는 치료제들이 개발되면서, 초기부터 자신에게 맞는 치료제로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류마티스 관절염을 진단받으면 대부분 비생물학적(화학적인 합성으로 제조) 항류마티스 제제로 치료를 시작한다. 비생물학적 항류마티스 제제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 관절 파괴를 감소시키거나 예방하고, 관절 기능을 유지시키기 위해 사용한다.

비생물학적 항류마티스 제제는 보통 전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가운데 3분의 2 정도에게 효과를 보인다. 비생물학적 항류마티스 제제에 불충분한 반응을 보이는 환자들은 생물학적(화학적인 합성에 의하지 않고 살아있는 생물 또는 세포에서 얻어진 약물) 항류마티스 제제로 넘어간다.

생물학적 항류마티스 제제들은 작용기전에 관여하는 특정 물질을 억제하거나 이용해 작용한다. 즉, 생물학적 제제의 특징은 '표적치료'(targeted therapy)다. 질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병적인 물질을 찾아 표적으로 삼고 그 활성을 선택적으로 억제하거나 차단하는 약물이다. 이같은 생물학적 제제들은 임상 증상의 개선 효과가 매우 빠르고 임상적 효과도 뛰어나며, 관절의 변형도 방지할 수 있다.

문제는 환자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준다는 점이다. 비생물학적 제제들은 먹는 약인 데 반해, 생물학적 제제들은 주사제이기 때문이다. 정맥주사의 경우 병원을 매번 방문해야 하고, 자가주사는 환자 스스로가 주사를 놓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크다. 또 주사 부위의 통증이나 부작용을 겪는 환자들도 상당수다.

김 교수는 "하지만 최근 '젤잔즈'라는 경구제(먹는 약)가 나와 알약으로도 류마티스 관절염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면서 "환자 입장에서는 주사제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경우 먹는 약을 선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