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PK 지방선거] 이호철 출마에 쏠리는 두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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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說)'에서 '현실'로 진화하고 있는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부산시장 출마를 지켜보는 지역 여권 내 시선이 복잡하다.

노무현과 문재인 두 전·현직 대통령 신화를 만드는 20여년의 시간 동안 그는 철저한 '은둔의 조력자'였다. 이전에도 그를 향한 출마 요구가 없진 않았지만, 워낙 딱 잘라 거절하는 통에 말조차 꺼낼 엄두를 내지 않았다는 게 측근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희생적 '불쏘시개' 역할"
"다를 줄 알았는데, 실망"

이 전 수석의 출마를 환영하는 측은 그의 돌연한 방향 전환을 희생적 관점에서 해석한다.

한 측근은 "김영춘 해수부 장관과 조국 민정수석 등이 불출마로 기울면서 여권의 부산시장 선거 분위기가 침체되지 않았느냐"며 "이 전 수석이 일종의 '불쏘시개' 역할을 자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렇지만 이 측근은 '이 전 수석이 역할이 불쏘시개로 끝나느냐'는 물음에는 "나무가 가만히 있고자해도 바람이 세게 불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출마에 무게를 실었다.

앞서 이 전 수석은 지난 5월 대선 직후 "권력이나 명예보다 자유롭기를 원해왔고,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는 글을 남기고 해외로 출국했다.

이어 정가에서는 최측근들이 문 대통령의 운신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아름다운 퇴장'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런 이유로 '이호철은 좀 다를 줄 알았는데,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누가 뭐래도 내년 부산시장 선거는 역대 선거 중 여권에 가장 유리한 환경 아니냐"며 "이 전 수석이 그런 결단을 왜 지금 내렸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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