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중생 폭행' 첫 공판서 내준 숙제 판사 "피해자 심정 어떨지 생각해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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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 돼지처럼 끌려다니면서 맞은 친구 입장을 생각해 보세요."

19일 오후 3시 부산 사상 여중생 폭행 사건의 첫 공판이 열린 부산 강서구 부산지법 서부지원 401호 법정. 공판이 끝나갈 때쯤 재판장인 임광호 부장판사가 고개 숙인 피의자들에게 숙제를 내줬다. 임 부장판사는 "다른 친구를 더 때려 보거나 본인이 이처럼 맞아본 적이 있느냐"고 물은 뒤 "요즘 개나 돼지도 이렇게 때리지 않는다. 피해자처럼 몇 시간 동안 끌려다니면서 폭행을 당한 심정이 어떨지 생각해 보고 다음 기일 때 얘기해 달라"고 말했다. 임 부장판사는 이날 약 10분간 앳된 얼굴의 피의자들에게 이번 사건의 심각성과 사회적 파장 등을 알려주며 따끔히 질타했다.

"개·돼지도 이렇게 안 때려"
가해자 3명 "후회하고 반성"


이날 공판에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폭행 혐의로 구속기소 된 주범 김 모(15) 양과 정 모(15) 양, 2차 폭행에 가담한 윤 모(14) 양에 대한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 1부의 심리가 이뤄졌다. 김 양과 정 양은 지난달 1일 사상구 엄궁동 한 공장 인근 골목에서 피해 여중생 A(14) 양을 유리병 등으로 폭행해 피투성이를 만든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불구속기소 된 윤 양은 교복, 김 양과 정 양은 수의를 입고 재판정에 들어섰다. 김 양은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 우리 가족 모두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정 양과 윤 양도 "많이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답했다. 검찰은 추가 사건에 대한 기소 여부도 검토 중이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23일 오후 4시 30분 열릴 예정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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