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제교류는 오감 종합 입체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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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혜 부산시청 국제협력과 사무관

'조선통신사'는 1607년부터 1811년까지 약 200년간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파견된 사절을 말한다. 그런데 이 과거를 현재로 끌고 나온 사람이 있다.

우리는 전 인류적으로 공통으로 학습한 교훈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결국은 평화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평화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평화를 구현하는 방법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그 고민의 흔적의 하나로 우리나라와 일본의 가장 평화 시대를 구가하고 문화·문물을 전파했던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에 착안, 이를 현재의 행사로 제안을 하였고 이 제안에 기꺼이 동참하고자 이를 문화사업으로 채택하여 매년 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 통신사가 한·일을 왕래한 사업이니만큼 일본 지자체에도 제안하였고 의사결정 느리기로 유명한 그곳조차도 기꺼이 사업 의미에 동조하여 마찬가지로 매년 행렬 재현 행사를 전개하고 있다.

현재로 재현된 조선통신사 행사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에 의해 나날이 진화발전을 거듭하여 단순한 행렬재현으로 시작되었던 행사가 다른 축제와 연계하여 주민이 함께 향유하는 축제로 승화돼, 이제 유네스코 기록문화 유산에도 도전하여 지금 그 등재 결정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한·일해협시도현 지사회의'는 대한해협을 둘러싼 부산, 경남, 제주, 전남과 일본의 야마구치현, 후쿠오카현, 사가현, 나가사키현, 이 8개 시·도·현의 수장이 매년 만나는 회의이다. 올해 26회를 맞이하는 동안, 바람 잘 날 없이 많은 문제가 표면에 떠올랐고 삐걱거림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데도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단 한 번의 중지도 없이 계속하여 개최되고 있다.

이 회의체는 문화, 체육, 청소년, 환경, 수산 등 거의 모든 분야를 다루고 있고 수장회의의 합의된 실천체로서 공동교류사업을 실시한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청소년 사업은 글로벌인재육성사업으로, 지금까지도 청소년 관련 사업은 때로는 환경과 청소년의 접목, 때로는 스포츠와 청소년 접목 등 다양한 시도가 있었으나 이 사업은 특히 글로벌 인재 육성 사업이라고 명명하여 앞으로 차세대 인재, 즉 글로벌인재를 어떻게 키워 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이다.

'부산 후쿠오카포럼'은 부산에서 잔뼈가 굵은 한 원로가 그간의 활동들을 마무리하면서 부산의 각계각층 그리고 부산에서 가장 가까운 대도시인 후쿠오카시 각계각층의 대표를 한자리에 불러 앉히는 참 무모한 제안을 하였다. 다들 내로라하는 많은 사람을 불러 모았으니 이게 얼마나 갈까 싶었고 논의는커녕 그래서 조만간 소리소문 없이 사라질 줄 알았던 부산 후쿠오카포럼이 올해로 12회를 맞이했다.

국제교류라는 게 무슨 실적이 있느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신다. 그 말씀 맞다. 그러나, 교장 선생님이 연수를 다녀오시면 그냥 '연수갔다 왔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례 말씀에서, 선생님들 훈시에서,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문제를 보는 관점에서, 그 어딘가에서는 살아남아 있을 것이다. 여행을 다녀오면 늘 한 뼘 더 자란 느낌과 일맥상통한다. 만남이란 오감 종합 입체 행위이므로 반드시 배울 것이 있다고 믿고 있다.

도시의 격은 하나만 가지고 논하지 않는다. 인프라시설, 하드웨어, 녹지공간, 사람들의 기질, 문화, 소프트웨어, 그 전체를 함께 아울러 평가하고 매력을 매긴다. 조직도 사업도 사람도 도시도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다. 우리는 어떤 도시로 변화해 갈 것인가? 국제교류도 이를 모색하는 고민의 한 발짝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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