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청년 창업마저… '생계형' 쏠림 현상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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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역 청년 창업의 상당수가 생계형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창업 분야엔 중장년층 사업자들도 몰리면서 과다경쟁이 불가피하다.

11일 국세청의 '국세통계로 보는 청년 창업활동'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의 15세 이상 34세 이하의 청년이 창업한 건수는 모두 1만 4673건이었다. 전국 22만 6082건 가운데 6%에 이르는 수치로, 부산은 경기(5만 4595건)와 서울(5만 846건)에 이에 세 번째로 창업이 활발한 곳이었다. 경남은 1만 3466건으로 부산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부산지역 15~34세 청년
지난해 창업 1만 4673건

통신판매업 2597건 1위
SW 개발 125건에 그쳐

한식업·의류소매업 등
'레드오션'에 다수 몰려


부산에서 청년 창업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온라인 쇼핑몰 등이 포함된 통신판매업으로 모두 2597건이었다. 이어 도시락집 등이 포함된 한식업(1103건), 쇼핑몰 매장이나 편의점 등이 포함된 상품중개업(386건), 의류소매업(357건) 순이었다. 이 밖에 커피숍(256건), 분식집 등 간이음식점(252건), 네일숍 등 피부미용(248건), 두발미용(214건), 6t 미만 화물운송업(141건) 등이 상위에 랭크됐다.

이들 분야는 대부분 소비재를 취급하는 유통업이거나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서비스업으로, 소규모와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다. 또 이미 과포화된 시장이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 대부분이 사업 지속률 하위 20대 업종(생존율 17% 이하)에 속한다.

반면 4차 산업혁명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으면서 청년층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공급 분야'의 창업은 모두 125건에 그쳤다.

울산(32건)·경남(47건)·대구(102건)·인천(105건) 등에 비교하면 많은 수치이지만 서울(1274건)과 경기(840건)에 비교하면 10~15% 수준에 불과하다. IT분야 산업에서도 수도권과 지역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지만, 그나마 최근 부산에서도 게임·웹툰 등 온라인 산업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결과라는 평가다.

부산시 관계자는 "통신판매업이나 소규모 점포 등으로 청년 창업이 몰리는 건 전국적인 현상이나 비슷비슷한 업체가 늘어나는 게 지역에 바람직하지는 않다"며 "소프트웨어 개발 같은 IT분야에서의 창업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꾸준히 시행해 수도권과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울산과 경남의 청년창업은 각각 5052건, 1만 3466건이었다. 울산에선 통신판매업(708건)·한식업(594건)·커피숍(132건), 경남에선 통신판매업(1501건)·한식업(1365건)·의류도매(318건) 순으로 청년 창업이 활발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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