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뚱 건물' 한 달 새 30㎝ 더 기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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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피사의 사탑'으로 불리는 사하구 D오피스텔(본보 지난달 22일 자 11면 등 보도)이 보강 공사 이후에도 크게 기울었다가 일부 복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하구청은 사하구 내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건축 시 안전자문단 의견을 반영하는 허가 지침을 마련했다.

사하구청은 10일 오전부터 '디록'(D-ROG) 공법으로 복원 공사를 진행한 결과 D오피스텔의 기울기가 20㎝ 줄었다고 이날 밝혔다. 디록 공법은 지반에 심은 콘크리트 기둥에 충전재를 주입해 건물을 세우는 공법이다.

지난 9일 계측 결과 105.8㎝
10일 복원공사로 20㎝ 줄여
연약지반 건축 엄격 허가키로

국정감사서 철저한 검증 예고

그러나 복원 공사가 진행되기 이전까지 D오피스텔의 '기우뚱' 현상은 오히려 가속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하루 전인 지난 9일 계측 결과엔 기울기가 105.8㎝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달 4일에는 기울기가 73.5㎝였지만, 약 한 달 만에 30여 ㎝가 추가로 더 기운 것이다. 구청에 따르면 이같은 기울기 현상은 지난달 25일 100㎝를 넘어선 후, 매일 1~3㎜ 추가로 기울다 지난 5일부터는 더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콘크리트 기둥이 자리를 잡기 전 지반을 흔들어버려 일시적으로 변이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10일부터 본격적인 복원 공사가 진행되는 만큼 앞으로 10일 정도면 완전히 복원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단기간에 기울기 수치가 큰 폭으로 바뀌는 등 지반이 안정되지 못한 상태여서 섣불리 '완전 복원'을 확신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혹여나 일어날지 모르는 붕괴 사고 등으로 주민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선 '철거'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0일 D오피스텔 계측 결과를 현장에서 확인한 최인호(사하갑) 의원은 "복원 공사 이전까지 무려 30여 ㎝가 기울었다는 것은 여전히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구청은 적극적으로 철거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는 12일부터 진행되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도 '기우뚱 오피스텔'이 주요 안건으로 올라올 전망이다. 최 의원은 "증인 채택 등을 통해 원인과 대책을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구청은 10일 '사하구 건축안전자문단 회의'를 열어 연약지반 건축에 대한 업무 지침을 마련했다. 앞으로 하단동, 신평동, 장림동, 다대동 등의 지역에 6층 이상의 건축물을 지을 경우 건축안전자문단 회의를 거쳐 건축 허가를 내주기로 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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