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리포트] 한국 지방은행, '지역 밀착' 日 지방은행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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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지방과 일본의 지방은 기본적으로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청년은 자꾸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고령화는 심각하다. 빈집 문제에 대해서도 뾰족한 답이 없다.

지역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지방 인구가 줄어드니 고객도 줄어든다. 지방 은행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고민한다.

6개사, 서일본시티은행 방문
지역 주민 지원 등 현장 견학


지난달 28일 일본 후쿠오카시 서일본시티은행을 한국 지방 은행 연수단(6개사)이 찾았다. 후쿠오카은행과 함께 규슈 지역 2대 지방 은행이다. 일본 내 지방 은행(64개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서울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이날 세미나 주제는 '지방 창생(地方 創生)'. '지방 창생' 이란 도쿄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현상을 바로잡고, 지방 인구의 감소를 막아 일본 전체의 활력을 높이자는 정책이다. 즉, 일본은 어떻게 지방을 활성화하는 노력을 하고, 지방 은행은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설명하는 자리였다.

이날 발표를 맡은 서일본시티은행 지역진흥부 야마우치 히사토시 부차장은 "지역 발전 없이는 은행 자체의 발전이 어렵다는 신념을 갖고 지역 기업 지원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후쿠오카시 지원으로 스타트업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장소에 점포를 출점해 창업 기업을 지원하거나, 빈집 해체 전용 대출 상품을 만들고 빈집을 사서 입주하는 사람에게 대출 혜택을 주는 등 지역 주민을 지원한다.

일본과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만큼 한국 지방 은행 연수단은 질문을 쏟아냈다. 수도권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메가뱅크의 지방 침투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지방 은행과 거래하던 지역 중소기업이 성장한 뒤 메가뱅크와 거래를 바꿨을 경우 어떻게 하는지, 지역 밀착을 위해 하는 특별한 노력은 어떤 게 있는지 등이었다.

일본 지방 은행은 한국 지방 은행이 처한 현실과 비슷한 점이 많았지만 다른 점도 있었다. 우선 지역 고객의 충성도가 높아 메가뱅크의 지방 진출 문턱이 높다. 평소 지방 은행의 지역 공헌 활동과 메가뱅크와 큰 차이 없는 높은 서비스 수준 때문이다. 이는 한국의 지방 은행도 되새겨 볼 만한 부분이다.

서일본시티은행의 경우 하카타 돈타쿠 같은 전통 지역 축제와 후쿠오카국제영화제 같은 지역 행사를 지원하고 음악제를 개최하는 등 지역 밀착 경영을 한다. 중·고등학생용 금융 교재를 만들거나 도서관과 제휴해 독서 통장을 발행한다. 고객이 어릴 때부터 자사 은행과 친숙해지도록 하기 위함이다.

BNK 부산은행 경영기획부 배차한 과장은 "지방 경제가 살아야 지방 은행이 산다는 사명감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어떤지 돌아보게 됐다"고 전했다. 후쿠오카=조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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