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사용승인 전에도 이미 '기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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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승인이 나기 전인 올 1월 찍힌 부산 사하구 D오피스텔 모습. 이때 이미 기울어진 모습이 확인된다. 카카오맵 로드뷰 캡처

속보=기울어진 채 사용승인이 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부산 사하구 D오피스텔(본보 지난달 22일 자 11면 등 보도)과 관련해 올 1월 이미 건물이 기울어진 모습이 담긴 장면이 포착됐다. '기우뚱 오피스텔'에서 수개월간 생활한 입주민들의 고충이 담긴 증언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본보가 스마트폰 지도 앱 '카카오맵' 로드뷰를 확인한 결과 올 1월에 이미 D오피스텔이 기울어져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각도와 위치에 따라 약간씩 다르게 보일 수는 있지만, 정면에서 응시했을 때 높아질수록 옆 건물과의 틈이 벌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건물 꼭대기 끄트머리가 최대 82㎝ 왼쪽으로 치우친 지금보다는 덜하지만 기울어진 사실은 맨눈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D오피스텔은 구청의 사용 승인이 난 2월 16일 이전부터 이미 기울어져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제대로 된 현장 점검 없이 건축물의 사용 승인이 났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앞서 인근 주민 등은 지난해 말부터 엘리베이터 공사 등으로 이미 건축물이 기울어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구청 측은 "관련 법상 건축사의 현장 감리와 조서에 근거해 사용승인이 나 구청이 파악하기는 힘든 구조"라고 해명했다.

올 1월 앱 로드뷰 확인 결과
옆 건물과 틈 벌어져 있어
사하구청 졸속승인 사실로
입주민 수개월 '고충의 연속'

수개월간 기울어진 D오피스텔에서 생활해 온 입주민들의 증언도 나오고 있다. 한 입주민은 "여름철 창문을 열면 스스로 닫히고 세탁기 물이 다용도실에서 빠지지 않았다"면서 "몸이 한쪽으로 쏠려서 그런지 자고 일어나면 뻐근하고 머리가 종종 아팠다"고 말했다.

다른 입주민은 "처음 8월쯤엔 장비를 반입해 보강 공사를 진행한다는 건물주의 문자만 오고 퇴거해야 한다는 얘기도 못 들었다"면서 "지난달 중순쯤 50만 원씩 주며 다른 거처로 옮겨도 된다고 얘기했는데 강제사항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현재 D오피스텔을 포함해 이 일대에 모두 7곳의 건축물이 기울어져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사하구청은 연약 지반에 다발성 공사로 지하수 흐름이 바뀌어 건물이 기운 것으로 보고 대책반을 꾸려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또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부산경찰청 차원에서 전방위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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