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3분기도 '불황형 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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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 대형 3사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 노력으로 올 3분기 나란히 '불황형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9일 조선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는 올해 7~9월에 수백억~수천억 원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조정·비용절감 영향
매출은 줄고 수익성 좋아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면 3분기 현대중공업의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액 4조 347억 원, 영업이익 945억 원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분기에 10분기 만의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7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또 삼성중공업은 매출액 1조 8139억 원, 영업이익 318억 원을 기록해 5분기 연속 흑자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두 회사의 흑자 달성이 예상되는 것은 임금 반납, 비핵심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으로 허리띠를 졸라매 수익성이 개선된 덕분이다.

주권 매매가 정지된 대우조선의 경우 업계에서는 1분기와 유사하거나 조금 많은 수천억 원대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해양플랜트 손실을 이미 모두 반영한데다 고부가가치 LNG(액화천연가스) 선박 인도가 하반기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빅3 모두 흑자를 기록하겠지만, 매출 감소로 인한 외형 축소가 이어지고 순이익이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에서 탈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 실적 전망치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현대중공업은 매출액이 54.4% 줄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무려 70.6%, 78.0%씩 감소한 것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매출액은 34.7%, 영업이익은 62.2%, 순이익은 76.8% 줄어든다. 대우조선도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이들 3사는 지난해 '수주 절벽'에 따른 일감 공백을 해소할 만큼 충분한 신규 수주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일감 부족으로 현대중공업은 조선사업 부문 인력 600여 명을 대상으로 5주간의 순환 휴직에 돌입했다. 이 회사는 독 11개 중 3개의 가동을 중단한 상태로 올 하반기 유휴인력이 5000여 명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들어 2개 독 가동을 멈춘 삼성중공업도 순환 휴직 시행을 놓고 노사가 협의 중이며, 대우조선해양은 올 초부터 무급 휴직을 시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빅3가 조선소를 놀리기보다는 고정비라도 뽑아내는 게 낫다는 판단에 따라 신조선가가 바닥인 현재의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수주 활동을 하고 있다"며 "내년까지는 매출이 줄고 구조조정 강도에 따라 수익성이 좌우되는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주환 기자 jh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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