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열전] 바둑의 미래 서밋 페어 바둑-알파고도 승부수를 던질 줄 안다
○ 롄샤오+알파고2 ● 구리+알파고1
흔히 알파고를 위시한 인공지능은 역전을 당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실제로 인간과의 대국에서 형세가 불리한 적도 없었긴 하지만, 역전패를 당한 적이 당연히 없다. 이세돌과의 4국이 굳이 말하자면 역전패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역전은 실수나 버그가 아닌 승부수에 의해 뒤집히는 것을 말한다. 이 바둑에서는 두 알파고 중 하나는 분명히 열세에 놓였으니, 이제 나머지 알파고가 어떤 시도를 하는지 잘 보아 둘 필요가 있다.
백 120은 승부수다. 알파고 2의 작품이다. 알파고 2의 입장에서는 형세가 여의치 않아 승부수를 던질 기회만 보고 있다가 바로 그 틈을 발견한 것이다. 알파고도 인간과의 바둑에서 승부수를 던져 볼 기회조차 없었지만, 실제로 불리했다고 해도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는 능력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된 셈이다.
백 122, 124로 좌변에서 수를 내려 한다. 그러나 흑 125로 일단 다 받게 되니 큰 함몰이 생길 구석은 없다. 여기서 롄샤오는 백 126을 시간연장책을 둔다. 중요한 장면이니 알파고 2에 처리해 달라며 수를 넘긴 것. 그런데 단순한 시간연장책은 아니었음이 나중에 밝혀진다.
확실히 알파고 1, 2가 판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서 알파고의 괴상망측한 응수가 또 반상을 달군다. 바로 백 130에 대해 흑 131로 받은 것이 그것. 당연히 '가'로 받는 것이 정수이거늘, 왜 이렇게 받았을까. 그 이유도 곧 나온다.
진재호 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