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격돌 예고] 민주 'MB 겨냥'에 한국 '노무현 재수사'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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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국정감사에서 '적폐청산' '안보' '방송장악' 등을 두고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은 8일 김정일 추대 20주년 기념행사. 연합뉴스

여야가 열흘 간의 긴 추석연휴를 끝내고 이번 주 중반부터 국정감사 전쟁에 들어간다.

이번 국감은 대통령 탄핵 사태 및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국감이자, 내년 지방선거 길목에서 치러지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불꽃 튀는 승부가 벌어질 전망이다.

이번 주부터 국감 돌입

바른정당·국민의당
"적폐청산 '올인'은 문제"

'전술핵 배치' 찬반 팽팽
'소득주도 정책'도 도마

■적폐청산 공방

지난달 28일 사무실을 나서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겨냥한 '적폐 청산' 공세를 국감 무대에서 한층 강화할 태세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를 '신(新) 적폐', 김대중(DJ)·노무현 정부를 '원조 적폐'로 규정해 맞불작전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명박(MB)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정부 비판세력 제압' 문건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필요성을 잇달아 제기하며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MB정부를 '사찰공화국'이자 '공작공화국'이라고 규정하고 진상을 낱낱이 규명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날 최순실 씨 태블릿 PC가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한 박근혜 전 대통령 대선캠프의 신혜원 씨 기자회견.
반면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은 정치보복에 불과하다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640만 달러 뇌물수수 의혹을 재수사해야 한다고 역공을 펼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일가가 받은 뇌물의 환수는 물론이고 권양숙 여사에 대한 고발 검토 방침까지 밝힌 상태다.

바른정당 역시 문재인 정부가 경제·안보 등의 현안은 뒤로 제쳐놓고 적폐청산이라는 미명하에 과거 파헤치기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적폐청산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에 '올인'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안보도 핵심이슈

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야당은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대화를 구걸하고 있다고 맹비난해 왔다. 특히 한국당은 이번 국감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통해 핵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함과 동시에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엇박자'를 비판하며 인적쇄신도 거듭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현재 그 어느 정부보다 한·미 동맹이 공고하다고 반박하며 '한반도 전쟁 불가론'으로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의 전술핵 재배치 주장에 대해서는 군사적인 효용성이 의심된다고 반박하면서 한반도가 미국의 핵우산 아래 있는 만큼 비핵화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제정책 충돌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 홍보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또 '문재인 케어'로 대변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설명하면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 처리의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반면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좌파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하면서 관련 문제점들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할 태세다. '문재인 케어'에 대해 재정조달 방안이 불투명한 '장밋빛 희망'이라는 점을 국민에게 알리고,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 등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도 잘못된 결정이자 법적 절차를 무시한 일방적인 정책이라고 공세를 펼칠 계획이다.

■'방송장악' 맞불
이날 춘천에서 열린 '언론적폐청산 시민촛불문화제'
여권은 이명박 정부 시절 정권실세들이 공영방송 인사에 개입하는 등 방송장악을 시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언론인 블랙리스트'를 통해 방송장악을 지시했다는 정황 자료를 제시하며 이들을 모두 국감 증인으로 채택,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했다.

이에 맞서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가 방송을 장악해 공영방송을 '노영방송'(노조의 영향력 아래 있는 방송을 의미)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강력하게 규탄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내에서 만들어진 이른바 '공영방송 문건' 논란과 관련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언론자유 수호를 위한 국정조사를 관철하겠다는 태세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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