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트는 사람 목소리같이 푸근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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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 미니 원피스에 악기를 꽉 잡은 손, 대담한 자세의 사진이 눈길을 끈다. 10일 8번째 독주회를 여는 플루티스트 정주연(사진)의 팸플릿 사진이다.

정 플루티스트는 공연 팸플릿에 마치 재즈클럽의 디바처럼 요염한 자세로 나온다. "공연 포스터가 너무 대담한 거 아니냐"고 말하니 좀 더 많은 관객을 유혹하고 싶은 바람을 표현한 것이란다.

정주연 8번째 독주회
10일 금정문화회관


"그동안 클래식한 곡들로 독주회를 꾸몄어요. 그런데 전공생들 말고 일반 관객들은 어려워하시더라고요. 많은 사람과 공연에서 호흡하고 싶었죠. 공연 프로그램도 작정하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곡으로 준비했습니다."

10일 공연은 탱고와 재즈, 오페라, 가벼운 클래식 곡으로 준비했다. 탱고 마스터로 불리는 피아졸라 곡을 시작으로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환상곡, 뿔랑의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프랑크의 플루트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사장조, 클로드 볼링의 재즈곡으로 꾸민다. 제목은 몰라도 곡이 시작되면 관객들은 "아! 이거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라고 말할 것 같다.

사람들이 많이 아는 곡으로 무대를 꾸미는 건 연주자에겐 또 다른 도전이기도 하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해석해야 하기 때문. 정 플루티스트는 "오페라 곡을 할 때는 노래하듯 플루트를 불고 바이올린 곡을 할 때는 현악기 소리를 떠올리며 연주한다"고 설명한다. "플루트는 사람 목소리에 가장 가까운 음색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페라의 메인 멜로디에 플루트가 붙는 것도 이런 이유지요. 눈을 감고 플루트가 어떤 목소리로 대화를 건네는지 느껴보세요."

초등학교 6학년 때 플루트와 만나 24년째 사랑에 빠져있다는 정 플루티스트. 그녀가 내미는 적극적인 유혹에 많은 이들이 응답할 것 같다. ▶플루티스트 정주연 8번째 공연=10일 오후 7시 30분. 금정문화회관 소공연장. 051-442-1941.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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