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오픈 시네마·미드나잇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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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꼭 봐야 해! BIFF가 엄선했으니까!

맨헌트. 사진=BIFF 제공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엄선한 영화들이 펼쳐진다. 거장 감독들의 화제작이나 신작, 아시아 대표 감독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탁 트인 야외에서 가을바람을 맞으며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오픈 시네마', 동틀 때까지 상영해주는 '미드나잇 패션'이 기다리고 있다.

믿음 가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거장 감독 신작·화제작 소개
우위썬 감독 신작 '맨헌트'
'세번째 살인' '마더' 등 5편


동시대 거장 감독들의 신작이나 세계적인 화제작을 소개하는 '갈라 프레젠테이션'에는 올해 5편의 영화가 선보인다.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우위썬 감독의 정통 범죄 액션 누아르 '맨헌트'. '영웅본색'(1986), '첩혈쌍웅'(1989) 등으로 액션 누아르 영화계에서 거장의 반열에 오른 우위썬 감독이 다시 자신의 원류로 돌아와 참모습을 선보이는 영화다. 올해 베니스영화제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거친 남자의 세계, 범죄와 쌍권총 그리고 날아오르는 비둘기, 그리고 남자의 의리와 연대를 반복적으로 담아왔던 우위썬 감독만의 세계가 이 영화에서도 나타난다. 중국의 장한위와 일본의 후쿠야마 마사하루, 한국의 하지원 등 아시아를 아우르는 스타 캐스팅으로 제작 초기부터 화제를 모았던 영화다.

일본의 명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세 번째 살인'을 통해 또 한 번 부산 관객을 만난다.

섬세한 감성과 세련된 연출로 사랑에 관한 영화에서 일가를 이루어가고 있는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최신작 '나라타주'도 주목할 만하다. 내레이션과 몽타주를 합한 영화 제목처럼 이야기와 이미지가 서로 교차하며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픈 사랑과 상실을 감각적인 영상으로 담아온 유키사다 감독의 장점이 잘 드러나는 영화다.

정재은 감독의 '나비잠'도 준비돼 있다. '고양이를 부탁해'의 정 감독이 '러브레터'의 나카야마 미호와 함께 일본에서 찍은 영화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일본 여성 작가(나카야마 미호)와 한국 청년(김재욱)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정제된 멜로드라마라고나 할까?

올해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선정된 비아시아권 작품은 영화 '블랙 스완'으로 잘 알려진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신작 '마더'다. 평화롭던 부부의 집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의 계속되는 방문과 집안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일들로 부부의 평화가 깨지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감독의 연출력과 제니퍼 로렌스, 하비에르 바르뎀, 미셸 파이퍼, 에드 해리스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낭만이 함께하는 오픈 시네마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7편 상영
일본 베스트셀러 영화화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눈길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BIFF 하면 낭만이 빠질 수 없다. 오픈 시네마의 가장 큰 장점은 야외에서 가을바람 맞으며 영화제 분위기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7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장상 수상작에서부터 러시아 블록버스터, 감동적인 가족 드라마, 애니메이션에다 눈물 쏙 뺄 로맨스까지, 영화의 만찬이 준비돼 있다.

일본 열도를 '너의 췌장' 신드롬으로 물들인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기대작. 제목만 놓고 보면 무슨 공포 영화인가 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눈물 쏙 빼는 멜로영화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말이 담고 있는 깊은 교감과 사랑에 대한 절절한 이야기이다. 연출을 맡은 츠키카와 쇼 감독은 일본 로맨스 영화를 대표하는 신예 감독이다.

'에반 게리온:서' '시간을 달리는 소녀' 이들은 모두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애니메이션이다. 신보 아키유키의 애니메이션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영화 '러브레터'로 잘 알려진 이와이 슈운지 감독이 1993년 발표한 동명의 영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완성했다.

제74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도 오픈 시네마에서 만난다.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실험실에 갇힌 괴생명체와 언어 장애를 겪는 연구소 청소부 엘리사의 만남을 그린 작품으로 로맨틱 판타지물이다. 박도신 프로그래머는 "길예르모 감독이 선사하는 어른을 위한 동화로 성인 관객들의 동심을 자극할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로카르노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프랑스 출신 배우이자 연출가인 노에미 르보브스키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헌정한 작품 '엄마와 올빼미'도 대기하고 있다. 모녀간의 끈끈한 유대와 사랑을 다룬 동화적 감성의 수작이다. 러시아 감독 클림 쉬펜코의 '스테이션 7', 인도 니테쉬 티와리 감독의 '당갈', 아르튀르 드 팽·알렉시스 튀코르 감독의 '몬스터 파크'도 있다. '스테이션 7'은 우주탐사 역사상 가장 난해한 임무로 기록된 실제 사건을 영화화한 러시아 스페이스 블록버스터다.

이 밤과 함께 미드나잇 패션

공포·사이언스 픽션·컬트 등
선택 폭 넓힌 심야 영화 9편
반전 매력 '귀신 이야기' 주목

귀신 이야기
부산국제영화제의 매력 가운데 하나는 새벽까지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 그게 바로 미드나잇 패션(Midnight Passion)이다. 여기선 밤을 새워도 좋다. 올해 심야 상영 미드나잇 패션에는 작품성과 오락성을 겸비한 총 9편의 영화가 관객을 찾아간다. 이들은 대부분 성인영화이며, 밤을 새우는 관객들이 피곤하지 않도록 공포, 사이언스 픽션, 컬트 영화까지 선택의 폭도 넓다.

귀신이 등장하는 정통 심리 공포물로, 뻔하지 않은 반전이 매력인 '귀신 이야기', 홍콩이 오랜만에 소개하는 고품격 액션 스릴러 '더 브링크'도 준비돼 있다.

또 서로 다른 두 종의 뱀파이어들이 벌이는 전쟁과 잔인한 학살을 다룬 '도쿄 흡혈 호텔', 좀비 로드무비로 유머가 있는 스릴러 '파트너 오브 좀비' 도 관객과 만난다. 잠을 잊은 영화 애호가들에게 멋진 선물이 될 듯하다.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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