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장 사주설' 前 시의원 사전 구속영장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거제지역 조폭인 장명호(왼쪽) 씨가 지난달 30일 거제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거제시장 정적 제거 사주설'의 몸통인 조직폭력배 장명호(63) 씨를 구속 수사 중인 검찰이 장 씨의 매형이자 권민호 시장의 측근으로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한 전 거제시의회 부의장 A(70) 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의 칼끝이 현직 시장 측근으로 좁혀지면서 지역 정가는 초긴장 상태다.

권민호 시장·조폭 만남 주선
유람선 허가 청탁 연루 혐의
檢, 권 시장 소환조사 초읽기

창원지검 통영지청 형사2부(장성훈 부장검사)는 거제 지심도 유람선 허가 청탁 로비에 연루된 혐의(알선수재)로 A 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4일 밝혔다.

검찰은 A 씨가 처남인 장 씨와 권 시장의 만남을 주선해주고 금품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장 씨에게 로비 자금을 댄 사업 브로커 B(63·전 시의원) 씨와도 연결되는 등 사실상의 공범 관계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실제로 앞서 장 씨가 공개한 녹취에 A 씨가 권 시장과의 소통 창구를 자처하는 대목이 나온다.

검찰은 영장 청구에 앞서 A 씨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일단 A 씨에게 25일 오전 10시 통영지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지난 15일 장 씨를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한 검찰은 이번 사건의 연루자들을 줄줄이 소환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검찰은 장 씨와 손잡고 정치권 로비를 통해 지심도 유람선 허가를 따내려 했던 B 씨가 장 씨에게 로비자금으로 6000만 원 상당을 건넨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를 진행해 왔다.

장 씨가 지심도 유람선 허가를 대가로 권 시장으로부터 정치공작을 사주 받아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고 주장한 전 도의원과 민주당 당직자, B 씨, 현 시의원 그리고 A 씨를 불러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장 씨와 A 씨 간에 1000만 원 상당의 돈이 오간 흔적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권 시장은 장 씨의 폭로전이 시작된 직후, 성명을 통해 '오랜 정치 선배'를 통해 장 씨와 10분 남짓 만난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여기서 오랜 정치 선배로 지칭된 인물이 바로 A 씨다.

지역 정가는 벌써부터 A 씨의 구속에 따른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권 시장이 주변의 오해를 무릎 쓰고 장 씨와의 만남을 수락할 만큼 A 씨와의 가까운 사이로 구속이 현실화 할 경우, 검찰 수사가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이다.

일단 권 시장 소환 조사는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현재까지 검찰 수사의 표면적 이유는 지심도 유람선을 둘러싼 정치권 로비 등 이권 청탁이지만 장 씨가 그 이면에 권 시장의 정치공작 사주가 있었다고 주장한 만큼 권 시장 조사과정에서 이부분도 집중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권 시장은 "출석 요청이 오면 무조건 나가겠다. 지금으로선 조사를 받지 않는 게 더 이상하게 비칠 것이다. 봐주기 수사 같은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