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현장] '돌아온 탕아' 신정환, 댓글창은 전쟁…화살은 Mnet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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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환이 7년 만에 방송에 복귀했지만 대중들의 시선은 전체적으로 부정적이다. 사진=코엔스타즈

지난 2010년 해외원정도박과 거짓말로 물의를 일으켰던 가수이자 방송인 신정환이 7년 만에 복귀했다. 데뷔 24년차 베테랑이지만 오랜 자숙 후 대중 앞에 나선 그의 목소리는 떨렸고 말은 중언부언이었다.

신정환은 2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회와 반성, 앞으로의 계획 등을 털어놨다.

오후 1시 30분, 취재진들이 하나둘씩 기자회견이 예정된 카페로 도착했다. 먼저 와 있던 신정환은 기자들의 명함을 받으며 일일히 악수하고 인사를 건넸다. 행사 시작 시간인 2시까지 인사는 계속됐고,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시간이 되자 신정환은 마이크를 들고 맨 앞에 섰다. 운동화를 신고 자켓을 걸친 신정환은 편안한 차림이었지만 앰프를 통해 흘러나온 목소리는 살짝 떨렸다. 잔뜩 긴장한 그의 모습에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어졌다.

▲ 정돈되지 않은 대답, 미흡해 보이는 복귀 준비

1994년 룰라로 데뷔한 그는 가수로서도 예능인으로서도 성공한 연예인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번이 첫 기자회견이었다. 신정환은 "처음으로 기자들과 가깝게 자리한데다 솔직한 속내까지 털어놓으려니 너무 떨린다"며 침을 삼켰다.

7년 전 그는 해외에서 도박을 하면서 방송을 펑크냈다. 이때 현지 질병인 뎅기열에 걸려 귀국하지 못했다고 했지만 이는 거짓말로 들통났다. 그리고 신정환은 엄청난 비난을 받으며 긴 자숙에 들어갔다.

당시 그는 솔직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날 기자회견은 '뎅기열 사건'의 전후 사정과 후회,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한 내용으로 약 1시간 가량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전체적으로 "죄송하다", "후회한다"로 정리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날 신정환의 답변은 솔직했을지는 몰라도 정돈되지는 않았다. 대답이 두서가 없거나 중복되는 부분이 많았다. 미흡한 답변도 있었고 뜬금없이 화제가 바뀌기도 했다. 복잡한 심경이 얼굴과 행동에 그대로 드러났고, 보기에 따라서는 방송 복귀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듯 한 모습이었다.

그는 스스로 "예전의 유쾌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생각과 마음은 있다"고 하면서도 "그런데 그게 몸으로 나올 수 있을지,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고 자신 없는 태도를 보였다. 

▲ 갑론을박 누리꾼, Mnet은 준비 덜 된 신정환을 왜 복귀시켰나

신정환은 탁재훈과 함께 Mnet '프로젝트S: 악마의 재능기부'로 안방극장에 복귀 신고식을 마쳤다. 프로그램은 자신들의 재능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가 도우며 초심을 찾는 내용을 그린다. 즉 신정환의 복귀를 돕는 예능이다.

지난 14일 1회가 방송됐는데 방송 직후 그의 복귀를 두고 누리꾼들의 찬반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오늘(21일) 기자회견 관련 기사들이 온라인에 속속 올라오자 댓글창은 그야말로 '전쟁'이다.

먼저 반대하는 쪽은 "보기 불편하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대체 왜 방송에 나오는거냐", "복귀 안 한다더니 왜 돌아왔나", "반성은 기부와 봉사로 먼저 해야하는 것 아니냐", "감성팔이 하지 마라"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이제는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다", "범죄자들도 갱생의 기회는 얻는다", "남한테 피해를 준 건 아닌데 그 정도면 오래 자숙했다", "자식이 생겼으니 이젠 안 그러겠지" 등 긍정적인 여론도 조성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Mnet으로 화살을 돌리는 시선도 있다. 상당수의 누리꾼들은 "딱 봐도 준비가 안 됐는데 화제몰이를 위해 출연시킨 거 아니냐", "뭘하면 방송국에 저렇게 다시 나올 수 있냐", "복귀 준비하고 싶으면 개인방송도 요즘 많은데 왜 인기 케이블이 나서냐"는 등의 내용으로 성토했다.

실제로 지난 주 '프로젝트S' 첫 방송 후 누리꾼들의 내놓은 반응은 '불쾌함'이었다. 복귀 명분이 명확하지 않았고, 공감도 재미도 없었기 때문이다. 아직 방송이 어색한 듯한 신정환의 처진 어깨도 부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예능의 사명은 시청자의 웃음이다. 이를 위해서는 출연자들부터 즐기는 마음을 가져야한다. 2010년 이전 신정환의 트레이드 마크는 '깐족'과 '재치'였다. 두 가지를 통해 톱클래스 예능인으로 우뚝 섰던 방송인이다.

하지만 지금의 신정환이 과거와 같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설사 예전의 '깐족'을 되찾는다 해도 시청자들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지금 웃음이 나오냐?"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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