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일CEO아카데미 강연 한재권 한양대 교수 "로봇 기술, 고령화 시대에 꼭 필요"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전 세계 로봇기술 개발의 중대한 전환점이었습니다. 일본은 방사능에 강한 로봇 2대를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았어요. 하지만 로봇이 임무 수행에 실패했습니다. 당시 로봇공학자들은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상황 악화로 우울해했죠."

지난 19일 부일CEO아카데미가 열린 부산일보 10층 대강당. 한양대 융합시스템학과 한재권 교수는 이날 '로봇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주제로 강연했다.

성인 크기 휴먼로봇 제작
로보컵 대회서 최고상도
로봇과 함께 사는 세상 역설


"DARPA(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는 군사 기술을 주로 연구하는 미국 국방부 소속 기관입니다. DARPA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전 세계 로봇공학자들을 미국 워싱턴 DC 인근 펜타곤으로 초청해 30억 원의 상금을 걸고 세계 최고의 재난 대응 로봇을 뽑는 대회인 '다르파 로봇 챌린지'를 열었습니다."

이 대회 예선에 참여한 한 교수는 2015년 6월 전 세계 24개팀으로 압축된 '다르파 로봇 챌린지' 결승까지 진출했다. 자율주행, 자율하차, 문 열기, 밸브 잠그기, 벽 뚫기, 계단 올라가기 등의 로봇을 위한 미션이 주어졌고 한국의 카이스트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다르파 로봇 챌린지 이후 전 세계 로봇기술 개발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다르파 등 군산복합체에서 군사용으로 첨단무기를 만들면 이 기술이 민간영역으로 흘러들어 10~20년 뒤 우리 삶에 적용됩니다. 다르파는 군사용으로 이미 10~15년 전 무인자동차를 개발했습니다. 또 현재의 인터넷을 가능하게 해준 컴퓨터 상호 연결 관련 기술을 1960년대에 개발했죠."

한 교수는 "다르파는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100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데 그 가운데 스스로 움직이는 바지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인이 부상을 당했을 때 이 바지를 입고 있으면 스스로 이동이 가능하다는 얘기죠. 이 바지가 장애인에게 적용된다면 세상은 또 어떻게 바뀔까요? 미군은 방탄용 로봇을 실용화하기 직전이라고 합니다. 영화 '아이언맨'처럼 현실에서 실현될 수도 있겠죠."

"AI와 로봇기술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한 교수가 청중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무리 재미있고 신기한 기술도 삶의 증진에 도움이 안 된다면 없어집니다. 로봇기술은 고령화 시대에 꼭 필요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고령화로 노동력이 부족해지면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 4대 열강은 로봇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도 밀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한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을 맞아 기술이 바꿀 사회, 산업, 인생의 모습에 더 주목하라"고 주문했다. "로봇에게 인간이 원래 잘하는 것은 가르치지 않습니다. 로봇에는 공감 능력과 인간성이 결핍돼 있습니다.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휴머니티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산업과 직업이 10~30년 사이 부상할 겁니다."

한 교수는 미국 버지니아공대 대학원 기계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최초의 성인사이즈 휴머노이드 로봇 '찰리'를 설계·제작한 그는 2011년 열린 로보컵 대회에서 루이뷔통 최고의 휴머노이드상을 받았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사진=정종회 기자 jjh@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