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희 이어 김준기 까지, 왜 그러니' '꽃뱀이다, 아니다' 성추행 파문으로 얼룩진 동부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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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N 캡처

 

한때 재계 17위까지 올랐던 동부그룹의 김준기 회장이 19일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동부그룹은 과거 성추문 스캔들로 논란을 빚었던 최연희 전 새누리당 의원을 바이오부문 회장으로 임명한 적이 있어 또 한번 거센 비난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그룹은 2014년 4월 성추문 및 불법 정치자금 수수 문제로 논란을 일으킨 최 전 의원을 동부그룹 건설 디벨로퍼부문 및 농업ㆍ바이오부문 회장으로 임명했다. 김 회장은 최 전 의원과 강원도 동해 동향 출신으로 북평중 동기 동창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검사 출신 정치인 최 회장이 건설이나 농업 분야와 연관성이 없는 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김 회장은 1944년 12월 4일 강원도 동해에서 태어나 경기고(60회),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67학번 등 엘리트 코스를 거쳤다. 고려대 재학 중 미륭건설을 창업해 건설업에 뛰어든 뒤 1970년대 중동건설 경기 붐을 타고 사업을 키웠다. 이후 한국자동차보험을 인수하고 보험과 전자, 제철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김 회장의 집안은 2대째 국회의원을 배출한 명문 정치가문 출신이다. 김 회장의 부친은 김진만 전 국회부의장으로 1954년 제3대 민의원을 시작으로 7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국회 상공위원장, 공화당 원내총무, 국회부의장을 두루 지내는 등 활발한 의정 활동으로 이름을 알렸고 2006년 별세했다.

김 회장은 8남매 가운데 둘째이자 장남이다. 형제들도 정계와 재계, 학계, 법조계를 넘나들며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누나 김명자씨는 국내 최초의 치약회사인 동아특산약화학 임형복 회장의 차남 임주웅 전 동부생명 사장과 결혼했다.

첫째 남동생인 김택기씨는 1990년대 동부화재 사장을 지내다 정계에 진출해 2000년 4월 16대 민주당 의원(강원 태백 정선)으로 당선됐다. 둘째 남동생 김무기씨 역시 동부제철에서 경력을 쌓은 뒤 동부증권 부사장을 지냈다. 여동생 김명희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법률대리인단으로 활동한 김평우 변호사와 결혼했다. 김 변호사는 '무녀도', '역마' 등의 소설을 쓴 김동리의 차남이다.

동부그룹의 후계구도는 확고한 편이다. 김 회장은 외아들인 김남호 상무에게 그룹 계열사 지분을 상당 부분 넘겼다. 2001년부터 시스템경영과 자율경영을 강조하면서 승계 이후를 대비했다. 후계자의 경영능력과 무관하게 그룹이 시스템하에 움직이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2013년 하반기에는 동부 위기설이 나돌면서 구조조정 압력을 강하게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임직원들에게 유상증자 참여를 강요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이후 2013년 말 동부하이텍 매각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놓고 양측의 주장이 확실히 엇갈리는 만큼 신중히 봐야 하지 않겠냐는 시각이 나온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으로부터 상습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A씨에 대해 "일부 신체접촉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합의했던 것으로 강제성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A씨가 동영상을 내보이며 '돈을 주지 않으면 고소하겠다'고 했으나 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동부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A씨가 김 회장에게 요구한 금액은 100억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그룹의 회장이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인 것에 대한 조롱 섞인 시선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최연희에 김준기까지 동부 왜 그러니","만진건 맞지만 성추행은 아니랍니다", "동부 화재 자동차 보험 들다가 바꾸길 잘했내"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일단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꽃뱀들은 죗값을 치러야","젊은 여자가 사랑을 위장해서 유혹하는데 누가 안 넘어가냐"라며 김 회장을 옹호했다.

경찰은 일단 피해자 진술을 확보하고, A씨가 제출한 증거를 분석ㆍ검토할 방침이다. 김 회장은 7월 말 신병치료차 출국해 현재 외국에 머무르고 있다.

김상록 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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