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근대미술' 발자취 따라…'지역작가 24명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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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부산항 5'에서 전시 중인 김봉기의 '창덕궁 후원 풍경'

우신출 양달석 송혜수 김종식 김경 김윤민…. 일제강점기부터 1945년 광복과 뒤이은 한국전쟁 시기에 이르기까지 부산에서 서양화의 뿌리를 내리는데 선구자적 역할을 한 작가들이다. 이들을 포함해 부산의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24명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미광화랑(부산 수영구 민락동)에서 내달 10일까지 개최하는 '꽃피는 부산항 5'는 이 화랑이 2009년부터 시작한 부산 근대미술 작가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기획전이다. 1~2년 간격으로 전시를 진행해 이번에 다섯 번째를 맞게 됐다.

오영재·송혜수·우신출…
지역작가 24명 기획전
김봉기 '창덕궁…' 첫 공개
미광화랑서 내달 10일까지


참여 작가들의 라인업은 화려하다. 일제강점기 다수의 공모전에서 수상해 명성을 얻은 양달석 우신출 염태진을 비롯해 1953년 결성된 부산 최초의 화가 모임 토벽회(土壁會) 멤버인 김경 김종식 김윤민, '소와 여인'을 소재로 설화(說話)의 느낌과 에로티시즘이 녹아든 작품을 선보였던 송혜수의 대표작이 전시 중이다. 김봉기 김봉진 김영덕 김원 김원갑 김원명 김천옥 나건파 민용식 성백주 오영재 이득찬 조동벽 채정권 추연근 한상돈 황규응 등 부산 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긴 다른 작가들도 함께한다.

전시작 중 김봉기의 '창덕궁 후원 풍경'은 이번에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 제자인 서상환 화백도 그동안 보지 못했던 그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부산대사대부속중학교 미술교사로 재직하던 1963년 작품으로 김봉기는 이듬해 제13회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오영재의 '풍경'
오영재의 '풍경'도 독특한 구성으로 눈길이 가는 작품이다. 구상(具象)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오영재는 나중에 추상(抽象)으로 전환하면서 자연 형태를 입방체의 면으로 해석해 재구성하는 기법을 구사했는데 '풍경'에는 이러한 특징이 잘 녹아들었다는 평가이다.

'꽃피는 부산항'이 회(回)를 거듭하며 부산 근대미술에 관한 대표적인 기획전으로 자리 잡은 데는 김기봉 미광화랑 대표의 '고집'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부산 근대미술에 대한 김 대표의 애착은 남다른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이번 전시작의 3분의 2는 그동안 그가 꾸준히 모아온 소장품이라고 한다.
송혜수의 '소와 여인'. 미광화랑 제공
김 대표는 "부산미술의 특성은 항구 사람들의 기질을 반영한 듯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가진 작가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다는 것"이라며 "한때 이쯤 해서 그만둘까 생각도 했지만 이 전시를 손꼽아 기다리는 미술애호가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을 알게 되면서 당장의 이익보다는 '원칙과 의리'라는 견지에서 계속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꽃피는 부산항 5=10월 10일까지(일요일은 전화예약 관람) 미광화랑. 051-758-2247. 박진홍 기자 jhp@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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