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활용교육 NIE 수업 현장] '신문=숨 쉬는 교재' 세상공부 하고 동네소식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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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수업을 하면 세상과 동네소식을 알 수 있다.

신문이나 TV, 온라인에서 매일 새 소식이 쏟아진다. '정보의 홍수'라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다. 최근에는 '가짜 뉴스'까지 등장했다. 쏟아지는 정보에 휩쓸리지 않는 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내가 접한 정보가 진짜일까? 내 삶에 이 정보들은 어떤 방식으로 도움이 될까? 이 질문에 대해 답을 찾도록 도와주는 신문 활용 교육(NIE) 수업 현장을 살펴봤다.

마음에 드는 기사에 의견 기록
한달에 한두 번 신문일기 쓰기
낱말 조합부터 사진 재구성까지
수업 활용 방법 무궁무진

친숙한 장소·사건 자주 등장
지역신문에 더욱 흥미 느껴
'구독료 부담 없이 NIE 교육'
부산지발위 통하면 1년 지원

■신문 읽는 교실


부산 강서구 대상초등학교 4학년 1반 학생들은 <부산일보>에 친숙하다. 매주 2~3회 아침마다 신문을 읽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신문 읽기를 어려워했던 학생들도 5개월 가까이 신문을 읽다 보니 이제 제법 능숙하게 읽는다. 신문을 읽은 후 짧게 자신이 읽은 내용을 소개하고 친구들과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한 달에 한두 번 주말마다 신문일기도 쓴다. 신문을 읽은 후 마음에 드는 기사를 골라 자기 의견을 기록한다. 일기 소재 찾기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읽을거리가 있는 신문은 좋은 해결책(?)이다. 최근 학생들의 일기에서 가장 많이 다뤄진 소재는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부산에서 발생한 일이어서 학생들의 관심이 더 높았다. 기사를 통해 학생들이 폭력적인 사건을 접하는 것이 우려스럽지는 않을까? 박재곤 담임 교사는 "어른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 학생들이 무수한 정보에 노출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쉬쉬한다고 학생들이 모르는 것이 아닐 바에는 적절한 정보를 나누고, 올바른 관점을 갖도록 하는 것이 미디어 교육의 의미"라고 말했다.

박 교사는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을 다룬 기사를 활용해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했다.

부산 강서구 대상초등학교 학생들이 신문을 활용한 교육을 받고 있다. 대상초등학교 제공
■지역신문이 좋아요

박 교사는 특히 지역신문이 '살아 있는 교재'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전했다. 학생들의 생활과 밀접한 주제를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주 부산에 내렸던 기록적인 폭우는 다른 지역에서는 크게 취급되지 않았던 뉴스다. 하지만 지역신문을 통해 피해 정도 등을 생생하게 알 수 있었다. 박 교사는 폭우 기사를 활용해 재난 대비 교육을 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부산에서 열리는 다양한 행사 소식이 학생들에게 중요한 체험 정보가 될 때가 많다. 각종 기념일에 대한 교육도 신문을 활용하면 입체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단순히 기념일을 지정한 배경이나 지식을 아는 데 그치지 않고, 기념일을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방식 등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 이외에 일반 수업 시간에도 신문은 좋은 교재가 된다. 사회 과목의 '도시와 촌락' 단원이 대표적인 예다. 지역신문에는 동네 사진이 종종 등장한다. 동네 사진 찾기로 수업을 진행하면 학생들의 몰입도가 높다.

신문을 활용하면 '융합형 수업'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수학 시간에 소수를 배우면서 신문에 나온 환율을 들어 수업을 진행한다. 환율을 통해 소수도 배우고, 경제활동도 배우는 식이다.

신문은 무궁무진한 방법으로 수업시간에 활용할 수 있다. 신문 속 글자를 낱말 조합하기, 장래 희망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 스크랩해서 말하기, 사진을 재구성하여 원인과 결과 이야기 만들기, 나만의 기사 제목 만들기, 신문자료를 활용하여 주제 신문 만들기 등이다.

박 교사는 "인쇄 매체인 신문은 수업 시간에 활용도가 높아 몇 년째 NIE를 도입하고 있다"며 "특히 지역신문은 학생들에게 친숙한 장소와 사건이 자주 등장해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NIE 하려면

NIE의 교육적 효과에 주목한 공공기관들은 신문을 지원하고 있다. 구독료 부담 없이 신문을 수업시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부산지역신문발전위원회는 부산의 지역신문과 협약을 맺고 5년째 각급 학교에 신문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총 44개 학교에 1000여 부를 지원하고 있다. 원하는 지역신문사에 직접 연락하면, 지발위 지원을 받아 신문을 1년 동안 무료로 지원해 준다.

부산시교육청은 올 하반기 처음으로 초등학교 대상으로 'NIE 활용 독서교육 밑음교실'을 운영 중이다. 희망 학급에 신문을 비롯해 미디어 강의와 체험 활동을 1년 동안 지원한다. 올해 총 19개 학급이 신청했으며, 내년에는 상·하반기로 나눠 신청받을 예정이다.

부산시교육청은 한국언론진흥재단과 연계한 'E-NIE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E-NIE 프로그램'은 온라인을 통해 신문을 무료로 구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지역신문을 비롯해 전국 주요일간지, 경제지, 영자지 등을 온라인상에서 읽을 수 있다. 올해 40개교에서 운영 중이며, 내년에는 60개교로 확대할 예정이다.

송지연·임태섭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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