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 답변부터 고쳐라" 한국당 막가는 지방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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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출신 식약처장 폄하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국회 공식회의에서 지방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공분을 사고 있다.

한국당 소속 권성동 국회 법사위원장은 지난 29일 법사위에 출석한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답변도중 느닷없이 경상도 사투리를 문제 삼았다. 류 처장이 의원들의 질문에 "잠깐만예", "그거 말이지예" 등의 사투리로 대답하자 훈계를 늘어놓은 것이다. 권 위원장은 "국회 답변할 때는 사투리부터 고쳐라. '잠깐만예'를 '잠깐만요'로 고치든가. 사투리부터 쓰면서 하니깐 더 이상해 보인다"고 질책했다. 국회 주변에선 "앞으로 지방출신 피감 기관장들은 표준말부터 익혀야 할 처지가 됐다"는 하소연이 나왔다.

같은 당 김진태 의원은 류 처장을 상대로 살충제 계란 문제를 추궁하다 "들판에서 마음껏 사시던 분이 그냥 계속 그렇게 사시면 되는데 어느날 갑자기 중용되다 보니깐 안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원래 계시던 곳으로 가서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하고 살 의향은 없나"라고 비꼬았다.

식품분야에 대한 업무파악 미숙과 전문성 부족을 비유한 것이지만 발언의 속내에는 '지방의 약사가 왜 중앙 공직에 왔느냐'는 폄하가 내포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또 한국당 의원들은 사석에서 "부산에서 약국이나 하다가 온 사람이 뭘 알겠느냐"고 공공연히 말해 류 처장의 자질·역량과는 별개로 '수도권 중심의 엘리트주의'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석호 기자 psh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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