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부일해양CEO아카데미 첫 강연자 김영춘 해수부 장관 "해양수도 부산이 해양수산 파이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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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가 좀 울리네요. 여러분이 잘 들으시려면 말을 조금 느리게 해야겠네요. 안녕하셨어유~."

지난 29일 힐튼 부산 호텔 1층 볼룸에서 열린 부일해양CEO아카데미 3기 개강식에 첫 강연자로 나선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가벼운 농담을 던지며 강연을 시작하자 실내는 웃음으로 가득 찼다.

가벼운 농담으로 청중 이끌어
부산 역할 강조 땐 원우들 박수
"다른 해양도시들과 동행을"


본격적인 강연을 시작하면서 김 장관은 최근 인천서 있었던 강연 이야기부터 꺼냈다. 인천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김 장관은 해수부 장관이 부산만 챙기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김 장관은 이렇게 대답했다. "해양 수산 분야를 키우려면 부산처럼 해야 한다." 이 말을 들은 CEO아카데미 3기 원우들은 "와~"하는 짧은 환호성과 함께 박수를 쳤다. 김 장관은 말을 이었다. "부산 지역 신문엔 해양수산 팀이 존재한다. 전국에서 유일하다. 인천에는 이런 신문사가 있나? 부산은 그런 곳이다. 정권이 바뀔 때 해수부는 부침을 겪었다. 그때마다 해수부 부활과 강화를 주장하며 싸운 도시가 부산이고 지역 언론이다. 이런 부산이 바로 해양도시다. 인천에는 이런 정체성이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 강연 이후 인천에선 자존심을 짓밟는 발언이었다는 기사가 나왔다. 하지만 일부에선 생각할 게 많은 이야기였고 인천도 해양도시가 되려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여론도 나왔다.

김 장관의 강연은 그다음 내용이 더 중요했다. 해양 수산 분야는 국정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작다. 이런 작은 파이를 인천이니 부산이니 하면서 서로 나눠 가지려고만 한다면 갈등만 조장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 김 장관의 생각이다. 김 장관은 "사실상 해양수도인 부산이 선도적인 노력으로 해양 수산 파이를 키우면서 인천 광양 울산 같은 다른 해양도시와 협력하고 동행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바다에 미래가 있다"고 했다. 그는 장관이 되자마자 거꾸로 된 세계지도를 작성해 대통령, 각 장관, 국회의원, 광역자치단체장 등에게 전달했다. 거꾸로 된 지도를 보면 한국은 바다를 향해 무한하게 뻗어 나갈 수 있는 위치다. 김 장관은 "경제성장이 정체하는 시기에 바다는 새로운 블루오션이며 그중에도 부산은 바다 진출의 제일선에 있다"고 말하자 부일해양CEO아카데미 3기 원우들은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김 장관은 "미국엔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해양위원회가 있고 중국과 일본에도 총리실 산하에 각각 국가해양전략위원회와 해양전략본부를 두고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하며 해양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엔 없다"며 아쉬워했다. 우리나라는 조선산업이 반 토막 나고 한진해운 파산으로 20조 원에 이르는 피해가 예상된다. 김 장관은 "한진해운이 파산한 뒤 1년 사이에 해외 물류에서 10조 원이 줄었다"며 "한진해운 사태를 만회하려면 적어도 5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장관은 "해수부는 앞으로 해운 조선 상생을 통한 해운 강국 건설, 깨끗하고 풍요로운 어장, 해양 영토 수호와 해양 안전 강화라는 세 가지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해 선사와 선박 신조, 해운산업 전반을 지원한다. 국적 선사 14곳이 결성한 한국해운연합이 본궤도에 오르면 국적 선사 간 과당 경쟁을 피하고 효율적인 선사 운영이 가능하다. 해수부는 내년부터 친환경 선박 폐선 보조금도 지원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기회라는 뜻의 영어 'Opportunity'를 잘 보면 중간에 부두라는 뜻의 'port'가 들어 있다"며 "이는 바다가 곧 기회라는 의미인 만큼 해양 수산 분야는 경제성장을 이끄는 새로운 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강연을 마무리했다.

김종균 기자 kjg11@busan.com

사진=강선배 기자 k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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