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권형 개헌 완성은 시대적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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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헌법개정 국민대토론회'에서 최인호 국회 개헌특위 위원, 서병수 부산시장, 정세균 국회의장, 이주영 개헌특위 위원장,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왼쪽부터) 등이 토론회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헌법개정 국민대토론회는 부산을 시작으로 9월까지 권역별로 모두 11차례 열릴 예정이다. 정종회 기자 jjh@

"1987년 민주화 열망으로 탄생한 현행 헌법은 대통령직선제와 지방자치의 토대를 마련했지만 변화한 시대 상황과 국민의 다양한 요구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중앙집권적 권력구조와 승자독식의 정치체제는 대표적 한계입니다. 오늘 국민대토론회가 성공적 개헌의 든든한 지렛대가 되길 기원합니다."(정세균 국회의장)

29일 오후 2시부터 3시간 넘게 부산시청 1층 대회의실에서 헌법 개정 국민대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국회 첫 개헌 국민토론회라 전국적인 관심이 쏠렸다.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해 이주영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위원장, 서병수 부산시장,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 등이 참석했다. 시민도 200명 넘게 참석해 개헌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확인하게 했다. 자리가 부족해 일부 시민들은 토론장에 입장하지 못했다.

부산시청서 첫 개헌 토론회
정세균 의장·서병수 시장
시민 200명 참석 열기 확인
자치입법·재정권 주장 나와

내달 말까지 전국 11곳 돌아

이날 최인호(부산 사하갑) 국회 개헌특위 위원이 국회 헌법개정안에 대해 기조발제를 했다. 최 위원은 가장 큰 관심사인 지방분권과 관련해 자치입법권, 자치재정권, 보충성의 원리(시·군·구 우선 처리, 국가 보충), 지방분권국가 규정 등 주요 쟁점별로 설명했다. 또 권력구조(정부형태) 개편에 대해 최 의원은 "대통령 5년 단임제로 인해 국민으로부터 평가받을 기회가 없어 책임정치 실현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며 "4년 중임제, 혼합정부제(이원정부제), 내각제 등 새로운 정부 형태가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선거제도와 관련해서는 특표율과 의석비율 비례성 강화, 국회 양원제, 국민발안제(국민이 헌법개정안·법률안 제안) 등이 거론됐다.

기조발제 뒤 토론회가 이어졌다. 교수와 시의원 등 8명이 참여했다. 김진홍 부산시의회 의원은 "지방정부에 법률제정권 수준의 자치입법권을 부여하고, 중앙·지방 사무 배분의 보충성 원칙 확립, 과세자주권 보장 등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우용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자치입법권·자주재정권의 보장, 지역대표형 양원제 도입,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국가 의무조항 신설 등으로 지방분권형 개헌을 완성하는 게 시대적 사명이다"고 밝혔다.

김귀순 부산외대 교수는 "양성평등을 헌법 질서의 기준으로 삼고, 이를 위해 양성평등권, 여성의원 할당제, 일·가정 양립 및 가족가치실현을 위한 국가적 지원, 아동권 등의 신설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권력구조와 관련해서는 4년 중임 대통령제에 대한 의견이 많았다.

이날 토론회 말미 시민건의 순서에서는 재개발 구역 주민 재산권 보호, 동성결혼 반대 등에 대한 의견들도 나왔다.

헌법 개정 국민대토론회는 다음 달 말까지 전국 11개 권역을 돌며 진행된다. 이를 통해 올 연말까지 최종 개정안이 도출될 예정이다. 내년 5월 국회의결을 거쳐,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게 목표다.

김마선 기자 m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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