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헌주 부산기능육영회 회장 "시계 고쳐주고 받는 감사 인사에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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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해외 기술 봉사를 더욱 확대해 기술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데 기여할 생각입니다."

30여 년 동안 국내외에서 기술 봉사에 앞장서고 있는 ㈔부산기능육영회 여헌주 회장. 그는 회원들과 함께 지난해 필리핀 세부에 이어 올 7월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부산시 국제교류재단 부산해외봉사단 기능팀으로 참여해 기술 봉사를 했다.

이·미용, 양복 등 기술자 모임
장애인·다문화 여성에 봉사
지난해부턴 해외 재능 기부

"지난달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5일간 기술 봉사를 했는데 수백 명의 몽골인이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는 바람에 손이 아플 정도로 고장 난 시계를 고쳐야 했습니다. 이들이 서툰 우리말로 '감사합니다'고 하고 인사하거나 엄청나게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꼈습니다."

1962년 경남 사천에서 태어난 여 회장은 초등 6학년 때 가족과 함께 부산으로 왔다. 어릴 때 놀다 팔을 다치는 바람에 중2 때 학교를 마친 후 동구 좌천동 시계학원에서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중학교 졸업 후 부산 모 금은방에 들어가 아침 6시부터 밤늦게까지 일했다.

금은방을 전전하면서 시계 수리 기술을 배운 여 회장은 1979년 부산기능경기대회 금상, 1981년 부산기능경기대회에서 은상, 1995년 부산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다.

이에 앞서 1982년 세계 명품시계 수리 전문업체인 현주사를 설립한 그는 우연히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봉사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해 기술 봉사에 나섰다. 양지직업훈련원 졸업생 및 재학생 대상으로 기술 지도를 시작했다. 휴일에는 장애인봉사단과 함께 요양원 등에서 고장 난 벽시계와 결혼예물시계 등을 수리했다.

2000년 한국산업인력공단 부산지역본부의 권유로 부산기능육영회에 들어가 기술 봉사를 이어갔다. "매년 기장군 철마면 중리마을 등에서 한복, 양복 수리 및 이미용 기술자와 함께 봉사를 했습니다. 당시에는 이곳 사람들이 시계 수리를 받으려면 부산진구 범천동 골드테마거리로 나와야 했는데 우리가 오니 아주 반겨주었습니다."

2007년 회장에 선출된 여 회장은 연 1회 기술 봉사를 월1회로 확대했다. 또 2012년에는 ㈔국제청소년21 부산지부과 자매결연을 맺고 다문화 여성 대상 의상디지인교육 장비 지원 및 기술 교육, 2013년에는 북구 만덕동 양로원과 자매결연을 맺어 이미용 기술 봉사를 했다. 같은 해 기장군 기장읍 교리 주간장애인보호센터와 자매결연을 맺고 주 1회 바느질 교육과 심리치료, 도자기공예 등의 기술 봉사를 하고 있다.

여 회장은 "현재 경비와 재료비 부담 때문 일부 직종만 해외봉사를 하고 있는데 앞으로 여러 숙련기술인 단체와 연계해 이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기술 봉사에 대해 부산시와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확대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원철 기자 wclim@busan.com

사진=정종회 기자 j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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