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타워: 희망의 탑' 파괴하려는 자 vs 지키려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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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타워가 무너지면 세상은 지옥으로 변한다

판타지 영화 '다크타워: 희망의 탑'. 소니픽처스 제공

여름 끝자락에 한국을 찾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다크타워: 희망의 탑'이 개봉됐다.

작가 스티븐 킹이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덴마크 출신의 니콜라이 아르셀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23일 선보인 영화는 제법 흥미롭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그리고 또 다른 세상인 '중간 세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다크타워가 무너지면 양쪽이 악마의 지옥으로 변한다는 이야기가 꽤나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뉴욕에 사는 열네 살 소년 제이크(톰 테일러)는 초능력자. 꿈을 통해 중간 세계를 느낀다. 다크타워를 무너뜨려 암흑 세상을 만드려고 하는 악의 추종자인 마술사 월터(매튜 맥커너히)는 부하를 보내 제이크를 생포하려 한다. 위험을 느낀 제이크는 중간 세계로 이어지는 통로를 발견하고 넘어간다. 그곳에서 탑을 수호해야 하는 운명을 타고난 최후의 총잡이 롤랜드(이드리스 엘바)를 만나게 된다. 마지막 예지자 아라 캠피그넌(수현)의 도움으로 자신의 운명을 알게 된 롤랜드를 도와 월터를 무찌르고 다크타워를 수호해내는데….

판타지물답게 볼거리가 가득하다. 이질적인 중간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감독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버려진 쇼핑몰, 카루 사막, 시더버그산 등에 세트장을 지었다.

월터와 롤랜드의 액션도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순간이동으로 시야를 교란시키는 월터는 염력을 통해 상대방의 생각을 조종하며 가상세계에서나 볼 법한 마술을 연출한다. 롱코트를 입고 허리에 총을 꿰찬 전형적인 서부극 명사수 롤랜드는 먼저 쏜 총알을 나중에 쏜 탄환으로 튕겨내는 묘기로 감탄을 자아낸다. 판타지물을 대표하는 '반지의 제왕'과 정통파 서부활극인 '석양의 무법자'를 절묘하게 섞은 듯한 냄새를 짙게 풍긴다.

이와 함께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통해 할리우드에 진출한 배우 수현의 연기도 한몫 거든다. 그가 맡은 캠피그넌은 롤랜드와 제이크가 악의 추종자 월터와 싸워야 하는 이유를 암시하는, 일종의 키맨 역할이다.

영화는 원작 소설과 다소 거리를 두고 있다. 월터와 롤랜드, 제이크 세 명과 두 개의 세상이 있다는 설정은 같으나 이들이 만나게 되는 과정이나 월터와 롤랜드의 대결 방식 등은 영화만이 갖고 있는 독창적 부분이다. 캠피그넌 역시 소설에는 없는 인물로 스크린에서 새롭게 빚어졌다. 지난 2012년 베를린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이야기꾼' 아르셀 감독이 액션 향연을 통해 서부극을 연상케 하듯 버무려낸 이 판타지 영화에 이래저래 관심이 모아진다.

김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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