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없다"던 부산시 사흘 만에야 '뒷북 재난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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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부산 지역의 계란 유통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지난 17일 '살충제 계란'이 부산에 유통되지 않았다고 성급한 발표(본보 18일 자 2면 보도)를 했던 부산시가 사흘 만에 입장을 바꿔 '뒷북 문자'를 전송해 비판을 받고 있다. 부산시의 이 같은 안일한 행정이 오히려 지역 소비자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일 행정으로 혼선만 가중
부산 제빵업체에도 납품돼

부산시는 20일 오후 1시 50분께 "구입한 계란의 껍데기에 '△△07051' '△△07001' '15연암'(녹색 표시)으로 표시된 것은 구입처에 반품 바랍니다"라는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해당 난각 코드가 찍힌 계란에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된 것은 사흘 전인 지난 17일인데, 부산시의 뒤늦은 문자를 접한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세 살 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직장인 조윤정(37) 씨는 "부산에는 살충제 계란이 유통되지 않았다고 해 철석같이 믿었는데, 부산시가 며칠 새 말을 바꾸니 황당할 뿐"이라며 "아이에게 아예 계란을 먹이지 않아야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시민 김진호(35) 씨는 "부산시 문자를 보고 최근에 해당 계란을 산 기억이 있어 바로 확인했는데, 다행히 다른 번호가 찍혀 있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해당 브랜드는 경남 양산을 중심으로 울산, 경남 일대에 직영 또는 회원 업체를 두고 있는 양계농가 단체 브랜드다. 이 브랜드의 대표는 "인증이 붙는 31곳의 농장 중 2곳에서만 지난 검사에서 문제가 생겼고, 문제의 계란은 현재 시중에 유통되지 않고 있다"며 "부산시 문자 때문에 단체 계약을 해 온 제과업체, 기업 등에서 환불 문의가 잇따르는 등 행정이 양계농가를 두 번 죽이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전수조사 결과 발표 전에 부산에 유통된 계란 중 살충제 성분이 확인된 3개를 안내한 것인데, 문자 수가 한정돼 있어 상세한 설명을 못 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일 현재까지 유일식품(모닝빵 등 32개 제품 203㎏, 부산)과 '행복담기 주식회사'(동의훈제란 2만1060개, 충북) 등 2개 식품제조업체에 가공식품의 원료로 부적합 농장의 계란이 납품된 사실이 확인됐다. 식약처는 이들 업체의 제품 전량을 모두 압류·폐기했다. 이자영·조소희·김준용 기자 2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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