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예능' 전성시대] 안방극장, '별'보다 그 '가족'들이 더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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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와 처가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SBS '자기야-백년손님'은 2009년부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가족 예능의 원조 프로그램이다. SBS 제공

바야흐로 '가족예능 전성시대'다. 종전 안방극장 예능프로그램의 주인공은 대개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였다.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숱한 재미와 화제를 낳으며 시청자들을 유혹했다. 하지만 이젠 달라졌다. '스타' 보다 '가족'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진 것. 처음엔 사위와 처가의 만남이 전파를 탔다. 이후 그들의 자녀와 남편, 아내, 부모 등의 이야기로 넓어졌다. 또 스타급 정치인까지 등장했으며 중국, 일본, 호주 등 지구촌으로 확장됐다. 이들의 일상 훔쳐보기를 빙자한 '가족 예능'은 어느 덧 브라운관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금수저 시비, 홍보성 출연, 상대적 박탈 등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백년손님' '아빠…' '슈퍼맨…' 등
'스타'의 가족들 일상 훔쳐보기
안방 예능프로 대세 자리 잡아
금수저 시비 등 부작용 지적도

■스타 가족 '일상 훔쳐보기'

추자현·우효광, 이재명·김혜경 부부가 등장하는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SBS제공
족 예능의 원조는 2009년 첫 선을 보인 SBS '자기야-백년손님'. 사위와 처가의 유쾌한 투닥거림을 보여주는 이야기로 이만기, 이봉주, 샘 해밍턴 등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가 주인공으로 나섰다.'백년손님'이 흥행에 성공하자 SBS는 이 분야에 공을 들였다. '미운 우리 새끼'는 김건모 이상민 박수홍 등 독신 연예인의 일상을 그들의 어머니가 애처롭게 혹은 유쾌하게 바라보는 모습을 담았고,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은 한중(韓中) 커플 추자현·우효광 부부와 이재명 성남시장·김혜경 부부의 속내를 가감 없이 카메라에 옮긴다. '싱글와이프'는 아내의 일탈을 남편이 지켜보며 이해하는 방식으로 풀어낸다.
'가족 예능' 확산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MBC '아빠 어디가'. MBC 제공
2013년 1월 방송된 MBC '아빠 어디가'도 육아에 여행을 접목한 가족 예능. 아빠와 어린 자녀의 좌충우돌 1박 2일 여행기를 그려내 큰 인기를 얻으며 가족 예능 확산에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육아 관찰 예능'의 원조 격인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KBS2제공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역시 2013년 11월 시작된 이후 지금도 화제를 몰고 다니는 장수 프로그램. '육아'라는 포맷은 '아빠 어디가'와 유사하나 여행이 아닌 일상 속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사랑스런 '꼬마 스타'가 끊임없이 등장해 관심을 끊기 어렵다. 추성훈 딸 사랑, 송일국의 삼둥이 대한·민국·만세, 이휘재의 쌍둥이 서언·서준 등이 주인공이다.

■종편과 케이블TV, '가족예능 후발주자'

종편과 케이블은 지상파에 비해 뒤늦게 동참했다. 채널A는 지난해 7월 매일 전쟁 같은 삶을 보내는 가장들을 조명하는 '아빠 본색'을 내보내고 있고 E채널도 지난 5월부터 '내 딸의 남자들'을 방영하며 '애인'과 어울리는 딸을 바라보는 아빠들의 '분노'를 고스란히 전한다. 또 MBN도 이달부터 자연 속에서 아이들의 성장을 관찰하는 '한 지붕 네 가족'을, tvN 역시 최근 최민수 박미선 박상원 등의 자녀 6인이 낮선 외국에서 서로를 의지한 채 생활하는 모습을 담는 '둥지탈출'을 새상품으로 선보였다. 특히 국회의원 기동민과 아들 기대명도 출연해 눈길을 끄는 '둥지탈출'은 MBC에서 '아빠 어디가'라는 히트상품을 연출했다가 tvN으로 자리를 옮긴 김유곤 PD의 첫 작품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놀고 먹는' 일상찍고 거액 출연료

하지만 가족 예능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각도 적지않다. 연예인 2세들의 '금수저 논란'이 대표적. 예컨대 이들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린 후 다른 드라마나 오디션 프로에 출연했다가 '발연기' 등으로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또 스타 가족들이 방송에 출연해 은연중 자신의 직장이나 상품을 광고하는 소위 '핏줄 마케팅'도 문제로 지적됐다. 거액의 출연료도 비판의 대상. 이들이 출연해서 하는 건 가사나 운동, 여행 등이다. 한마디로 '놀고 먹는' 일상임에도 연예인에 버금가는 출연료를 챙겨 시청자들로부터 곱지 않은 눈초리를 받기도 한다.

아무튼 가족 예능은 안방극장의 대세다. 그만큼 연예인이나 스타들의 가족들도 대중의 관심사라는 얘기지만 '방송 세습' 같은 비난의 목소리도 들린다. 대중문화 평론가 방연주 씨는 "정서적 충족감과 상대적 박탈감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혁 기자 bstoda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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