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창업이 답이다] <상>실태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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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 나설 때 가장 큰 어려움은 필요한 자금 조달"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은 재창업 희망자들을 상대로 재창업 노하우 전달과 자신감 배양을 위한 다양한 교육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의 교육 장면. 재기중소기업개발원 제공

국내 재창업 기업의 생존율은 전체 창업 기업보다 높다. 하지만 재도전 비율은 미미하고 재창업 자금 부실률은 상대적으로 높다. 이는 제대로 된 재기 기업인 교육 제도가 없고, 금융 지원도 아무런 철학이나 기준 없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에 재기 기업인들은 일관성 있는 자금 지원과 신용 회복뿐 아니라 재도전에 대한 자신감 회복과 심리 치유를 포함한 교육 프로그램을 받고 싶어 한다.

설문 참가자 59% 응답 '최다'
금융거래 불가능 불만은 23%
자신감·심리치유 교육 원해
정부 차원 컨트롤 타워 필요

■재창업, 생존율은 높으나 꺼린다?


15일 중소기업청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2015년 말 재창업 기업의 5년 생존율은 73.3%로 전체 창업 기업(30.9%)에 비해 배 이상 높다. 하지만 실패 기업인의 재창업 비율은 7.2%에 불과하다. 재창업을 했을 때 생존 확률이 높음에도 실패 기업인들이 재창업을 꺼리고 있다.

또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중진공 창업자금 부실률(2015년 말 기준)을 보면, 재창업 기업의 부실률이 8.9%로 전체 창업 기업(3.7%)보다 배 이상 높았다. 재기 기업인들이 재창업을 할 때 채무조정, 신용회복, 자금 지원 등 정책적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재창업에 대한 인식 부족이 불건전한 재창업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업의 5년 생존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를 차지했다. 가장 높은 스웨덴은 62.2%이고 그 뒤를 프랑스 52.7%, 독일 41.0%, 영국 37.5% 등이 따른다. 2015년 무역협회의 국내 대학(원)생의 창업 인식 조사에서도 창업 선호도는 6.1%로 취업(78.8%)과 학업(15.1%)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이들은 창업의 가장 큰 장애로 '실패에 대한 높은 위험 부담'을 꼽았다.

한상하 재기중소기업개발원 원장은 "한국 사회에서 사업 실패는 패가망신으로 인식된다. 실패 기업인은 경제적뿐만 아니라 심리적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재창업에 엄두도 못 낸다. 재창업 생태계가 지극히 불건전하므로 반드시 개선을 위한 여러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기 기업인 금융 지원·교육이 필요

IBK기업은행과 IBK경제연구소는 지난 6월 21일부터 27일까지 재창업자 94명과 예비 재창업자 57명 등 151명을 대상으로 '재창업' 관련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재창업 환경 만족도는 부정적 답변이 57%를 차지해 전반적인 재창업 환경 만족도는 크게 낮았다.

조사 참가자들은 재창업 때 겪은 어려움으로 '재창업에 필요한 자금조달 곤란'(58.9%)과 '신용 불량으로 인한 금융거래 불가능'(23.2%)을 손꼽았다. 여기에 '실패에 대한 두려움'(6.0%)과 '사업 실패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 및 차별'(4.6%)도 재창업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이들은 재창업에 도움이 되는 지원제도로 금융 정책 지원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사업자금 대출(36.8%), 신용회복 및 채무조정(22.6%), 조세 지원(17.2%) 순이었다. 여기에 교육 상담 컨설팅도 도움이 된다고 14.8%가 답했다. 유용한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재도전에 대한 자신감 회복 및 심리 치유(49.0%)와 자기진단(23.8%), 재창업 성공 사례 학습(11.3%), 경영 전문 교육(10.6%) 순으로 답했다.

재기 기업인들은 재창업 지원 제도의 최고 문제점으로 '재창업 지원 제도를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부재'(30.5%)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장기적인 관점의 지원제도 부족(24.5%), 효과적인 재창업 지원 프로세스 미비(19.9%)와 예산 부족으로 인한 수혜 대상 협소(14.6%), 지원 기관 및 사업 간 연계 부족(10.6%) 등도 지적했다.

이들은 또 재기지원펀드에 바라는 점으로 '투자 분야 확대-유망 분야뿐 아니라 전통 산업 분야로 확대'(37.1%)를 최우선으로 꼽았고, 투자 대상 확대(30.5%)와 투자 방식 확대-간접 투자뿐 아니라 직접투자 실시(23.8%) 순이었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재창업자 금융 지원에 가장 많은 불만을 느끼고 있었다. 정부는 각종 재창업 자금과 펀드 지원 때 기업의 수익성이 아니라 경제 활성화와 파급 효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특히 재기 기업인 교육을 강화하고, 이를 금융 지원과 연계해 재창업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재창업 지원을 위한 정부 차원의 컨트롤 타워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진 기자 ksci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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