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조기 진단과 예방법] 최고의 '치매 예방 주사'는 매일 30분 이상 걷기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광역치매센터 '대학생 치매 파트너'로 활동 중인 대학생들이 부산지역 한 경로당에서 어르신들과 치매예방운동을 함께 하고 있다. 부산광역치매센터 제공

'치매, 알고 대비하면 예방도, 극복도 할 수 있다.'

어떤 병이든 최상의 치료는 예방이다. 치매도 예외일 순 없다. 예방 접종 같은 예방법은 없지만 치매 발병 위험 요인들을 생활 속에서 조절한다면 치매에 걸릴 확률을 줄일 수 있다. 뇌세포는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치매 예방은 어떤 질병의 예방보다 중요하다.

조기 진단도 중요하다. 일찍 발견해 대비할수록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성 우울증은 기억력 저하 등 인지기능장애가 흔해 치매처럼 보이기도 한다. 동아대 병원 신경과 박경원 교수(부산광역치매센터장)는 "치매 환자 중 우울증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우울증이 다 치매로 진행되는 건 아니고, 우울증은 치료하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억 안 나고 언어장애 생기면 의심
우울증 병력 있으면 발병 위험 높아
조기진단 통해 병 진행 속도 늦춰야

과도한 음주·흡연과 뇌손상 피하고
지속적 운동·독서로 심신의 건강을


■치매·우울증 의심 증상

치매는 다양한 인지 영역 손상으로 일상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상태를 뜻한다. 며칠 전에 들었던 이야기도 쉽게 잊어버리는 기억력 저하, 단어가 기억 안 나 사물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대지 못하는 언어장애, 방향을 잘 모르거나 길을 잃는 시공간 능력 저하 등 증상이 있다면 치매를 의심할 수 있다. 계산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누가 내 물건을 훔쳐갔다' '남이 나를 해치려 한다' 는 등 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우울증의 정식 명칭은 우울장애(Depressive Disorder). 우울장애는 의욕이 떨어지고, 흥미나 즐거움도 크게 줄어드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우울한 기분 지속, 불면증이거나 수면 과다, 이유 없는 체중 감소 또는 증가, 과도한 죄책감, 사고력과 집중력 감소, 우유부단함 등 여러 증상 중 5가지 이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치매와 우울증의 차이

우울증이 있는 경우 '가성치매'로 치매와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치매와 구별할 수 있는 우울증의 특징은 우울한 기분이 두드러지고, 치매에 비해 인지기능 손상이 갑자기 나타난다. 치매 환자는 기억력이 떨어진 것을 감추려 하지만 우울증 환자는 기억력이 떨어진 것을 강조하며 도움을 요청한다. 우울증에 의한 치매 증상은 우울증이 호전되거나 악화될 때 인지기능도 함께 호전되거나 감소되는 것이 특징이다. 우울증이 회복된다면 인지기능도 함께 회복된다.

박 교수는 "우울증은 2개월 내 초기 완쾌율이 70~80%에 달하는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라고 말했다. 가벼운 우울증은 상담 치료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중등도 이상 우울증은 약물치료가 필수. 약물 치료 2~3주 후 효과를 보이기 시작해 4~6주 가량 지나면 충분한 효과가 나타난다. 그러나 약물치료는 증상이 호전되어도 6개월가량 지속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우울증은 치매의 위험 인자이기도 하다. 우울증을 앓은 적 있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치매 발병 가능성이 2~3배가량 높다.

■치매 조기 진단이 중요한 이유

박 교수는 "치매는 조기 진단해 약물이나 비약물 치료를 시행하면 병의 진행 속도를 느리게 해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했다.

치매 의심 증상으로 내원하면 환자와 보호자 면담을 거쳐 치매선별검사를 한다. 만 60세 이상 모든 노인은 거주지 보건소 치매상담센터에서 무료로 치매선별검사를 받을 수 있다. 다음 단계는 환자의 기억력, 시공간 능력 장애 등이 인지기능 저하인지, 치매 초기 단계 결함인지 확인하는 신경심리검사. 이후 혈액검사, 뇌영상검사, 핵의학검사 등을 거쳐 치매 진단과 치료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치매를 예방하려면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가 만든 치매예방수칙은 3권(운동, 식사, 독서) 3금(과도한 음주, 흡연, 뇌손상) 3행(건강검진, 소통, 치매조기검진)이다. 특히 하루 30분 이상 걷기 등 꾸준한 운동은 치매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치매는 심뇌혈관질환을 가진 사람에게 발병률이 높기 때문에 꾸준한 운동으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성인병의 위험을 낮추면 심뇌혈관질환 발생도 줄일 수 있다. 중앙치매센터(www.nid.or.kr)에선 치매예방운동법 동영상 교재를 무료 다운로드 받을 수도 있다. 강승아 선임기자 seu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