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운연합' 출범… 기대 반 우려 반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국적선사 14곳이 참여하는 한국해운연합 업무 협약 체결식이 8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열렸다. 한국해운연합은 내년 상반기 본격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기대 반 우려 반'의 '한국해운연합(Korea Shipping Partnership·KSP)' 출범식이 8일 열렸다. KSP는 내년 상반기 본격 운영될 예정이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과 14개 KSP 가입 선사 대표 등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KSP 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출범식을 했다.

국내 14개 선사 참여 협약
공급과잉 항로 개선 등 추진

강제규정 없어 합의 수준 그쳐
선박회수 보조금 지원도 숙제

14개 선사는 고려해운, 남성해운, 동영해운, 동진상선, 두우해운, 범주해운, SM상선, 장금상선, 천경해운, 태영상선, 팬오션, 한성라인, 현대상선, 흥아해운 등이다. 14개 선사는 MOU를 통해 △유휴 선복의 교환 확대 △공급 과잉 항로의 구조조정 △신규 항로 공동 개설 △터미널·야적장 등 해운·항만시설의 공동투자 또는 공동임차 등에 협력할 방침이다.

KSP는 올해 하반기까지 운영 규정을 마련하고 합리화 대상 항로를 검토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해운업계 일부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KSP의 앞길은 이르면 3개월 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3개월간 진행될 항로 통폐합 논의과정에서 KSP 출범 자체가 무산되거나 참여 선사가 대폭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14개 국적선사 중 일부는 특정 항로에서 선박을 빼야 하므로 선박 회수에 대한 합의가 안 되거나 보상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선사는 KSP에 참여하지 않을 개연성이 높은 실정이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오늘 체결된 MOU는 KSP 출범에 대한 원론적인 합의일 뿐 강제 규정은 없다"며 "KSP의 성패는 결국 항로 구조조정의 합리성, 항로 폐쇄에 따른 보조금 확보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KSP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해 수백억 원 규모의 보조금 확보 문제를 재정 당국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가 한국해양진흥공사, 폐선 보조금 등의 명목으로 요청한 예산이 적지 않아 KSP에 대한 지원이 불확실하긴 하지만, 업계에서는 국적선사 경쟁력 제고 방안이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일부 국내 컨테이너 선사는 KSP 출범을 전후해 서비스를 늘리며 각자도생에 치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천경해운, 동진상선, 남성해운, 범주해운, 팬오션 등 5개 선사는 오는 16일부터 한국~태국~베트남서비스(TVX)를 개설한다. SM상선도 17일부터 단독으로 1600TEU급 선박 4척을 투입해 한국~베트남~인도네시아를 잇는 신규 노선을 개설, 매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KSP 출범 취지가 근해시장의 선복 공급과잉 개선인데, 일부 선사의 움직임은 정반대로 해석된다"며 "KSP의 앞날이 만만찮을 것을 예고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주환 기자 jhwa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