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뇌졸중 원인과 치료법] 겨울 불청객이라던 뇌졸중, 여름환자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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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은 흔히 추운 겨울에 혈관이 수축하면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겨울 못지않게 여름에도 발병률이 높다. 무더위로 몸속 수분이 감소하면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게 되고, 혈액이 끈적끈적해지면서 순환도 잘 되지 않는다. 이때 혈압이 상승해 뇌졸중의 위험을 높이게 된다.

몸속 수분이 줄면 혈액 끈적해져
실내·외 급격한 체온변화도 원인
당뇨·고지혈 환자 특히 주의

충분한 수분 섭취·정기 검진을
수술 않는 '뇌혈관 내 치료' 주목

■급격한 체온 변화로 뇌졸중 위험 증가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5년 한국인의 사망 원인 자료를 보면 뇌혈관 질환은 2만 4455명으로 암(7만 7855명)과 심장질환(2만 8326명)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암을 제외한 단일 질환으로는 심장질환에 이어 2위다.

뇌혈관 질환은 혈관이 부풀어 오르다가 터지는 '뇌동맥류',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생기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 혈관이 터져서 발생하는 '뇌출혈'(출혈성 뇌졸중) 등 다양하다.

이처럼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 손상이 발생되고, 이에 따른 신체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을 뇌졸중이라고 한다.

보통 뇌졸중은 '겨울철 불청객'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연구에 의하면 오히려 여름철에 더 빈번하게 발생된다. 여름철에는 기온 상승에 따른 체온 상승을 막기 위해 체내 혈관이 팽창하게 된다. 이로 인해 혈류 속도가 저하돼 산소와 영양분이 필요한 세포에 혈액 공급이 느려지면서, 체내 주요 장기로 가는 혈액량이 감소하게 돼 뇌졸중의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또 과도한 실내 냉방으로 체온이 떨어진 상태에서 기온이 높은 외부로 나가거나, 차가운 물에서 물놀이나 목욕을 하다가 갑자기 외부로 나올 경우에도 급격한 체온 변화로 뇌졸중이 발생하게 된다.

주로 노인성 질환으로 인식됐지만 최근 식생활의 변화와 운동 부족으로 뇌졸중의 주원인인 비만·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의 발생률이 높아지며 점차 비교적 젊은 층에서 뇌졸중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예후는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평상시 예방이 중요하다.

■갑자기 발생하는 질환… 평소 관리해야

해운대백병원 신경외과 진성철 교수가 시술하는 모습
갑작스러운 의식 저하, 반신 마비,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는 되도록 빨리 응급 수술이 가능한 종합병원 응급실에 가서 뇌 컴퓨터 단층촬영(CT)과 혈관 촬영 등의 방법으로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

급성 혈관 폐색이 발생한 경우 증상 발생 후 3시간 이내에는 정맥 혈전 용해술을 해야 하며, 6시간까지는 응급 시술을 통해 막힌 혈관을 열어 주는 방법이 좋다. 이와는 달리 출혈성 뇌졸중은 뇌압 조절이 안 될 만큼 출혈량이 많거나, 소뇌부위의 출혈로 뇌줄기가 눌려 갑작스럽게 의식이 떨어지는 경우로 수술을 해야 한다.

뇌졸중은 심근경색처럼 갑자기 발생하는 질환이다. 일부 전조 증상이 있지만 증상이 발생하기 전에는 알기가 어렵다. 따라서 나이가 50대 이상이면 초음파검사를 통해 경동맥 상태를 확인하고, 뇌졸중의 가족력이 있다면 뇌혈관 자기공명 촬영이나 뇌혈관 컴퓨터 단층촬영 등을 해 보는 것이 좋다. 고혈압·고지혈증·당뇨 등의 조절이 중요하다. 심장 박동이나 심혈관에 문제가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약물치료로 관리해야 한다.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정상인도 뇌혈관에 변화가 생길 수 있으니,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가 생기는 상황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뇌혈관 치료 발전, '뇌혈관 내 치료' 주목
내경 동맥에서 혈전으로 인한 혈관 폐색 모습
최근 뇌혈관 질환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 지난 30여 년간 꾸준히 증가하던 사망률은 줄어들고, 뇌출혈의 주원인인 뇌동맥류가 발견되는 환자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첨단 검사 장비의 발전으로 뇌동맥류의 조기 발견이 가능해져 치명적인 뇌출혈을 예방할 수 있게 됐다.

뇌혈관 질환의 치료도 발전하고 있다. 예전에는 뇌혈관 질환의 치료는 오직 수술을 통해서만 가능했으나, 15~20년 전부터 기존의 수술방식이 아닌 혈관 안으로 각종 치료 장비를 넣어 치료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이를 '뇌혈관 중재적 시술' 혹은 '뇌혈관 내 치료'라고 한다.
시술 후 완전 개통된 혈관 모습.
지역에서는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신경외과 진성철 교수팀이 '뇌혈관 내 치료'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10년 74회의 뇌동맥류에 대한 뇌혈관 내 치료를 시작한 이후 지난해 256회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해 누적 시술 건수가 1000회를 기록, 현재 단일 전문치료센터로서는 전국 5위권이다.

진 교수는 "해운대백병원은 뇌혈관 내 치료를 위해 독립된 공간을 갖추고, 최신 영상장비와 풍부한 경험을 가진 의료진이 진료와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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