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독 2개 'STOP'… 조선 빅3 '일감절벽'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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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계속된 수주 부진의 여파로 일감이 줄어 2개 독의 가동을 중단했다. 사진은 삼성중공업 전경. 부산일보DB

삼성중공업이 일감 공백으로 결국 거제조선소의 2개 독(Dock) 가동을 중단한다.

이로써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빅3'는 모두 일부 독 가동 중단 또는 매각을 하게 됐다. '수주절벽'에 이은 '일감절벽'의 여파가 하반기 들어 조선업계에서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육상 '1독' 가동 중단 이어
31일 플로팅 'G1 독' 세워

현대重, 울산 등 3기 멈춰
대우조선, 추가 매각 검토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해상 플로팅 독 1호기인 'G1 독'이 이달 31일 선박 진수를 끝으로 가동을 중단한다. 이에 앞서 지난달 말에는 육상 독 중 가장 오래된 육상 '1독'이 가동을 멈췄다. 삼성중공업은 육상 독 3기와 해상 플로팅 독 4기, 해양플랜트 전용 독 1기 등 총 8기의 독을 보유하고 있다.

G1 독은 2001년 11월 가동을 시작한 뒤 이듬해 1월 세계 최초로 해상에서의 선박 건조에 성공한 역사적인 시설이다. 삼성중공업은 물결치는 바다 위에서 단 10개의 초대형 블록을 이어 붙여 한 척의 선박을 완성하는 '메가블록공법'을 플로팅 독에 적용했다. 플로팅 독의 선박 건조는 세계 조선산업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중공업은 2001년 이후 G1 독에 이어 해양플랜트 전용 독을 포함해 총 4기의 플로팅 독을 추가로 도입했다. 플로팅 독의 맏형 격인 G1 독이 기약 없는 가동 중단에 들어간 것은 삼성중공업으로서는 뼈아픈 일이다. 그럼에도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일감절벽의 여파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삼성중공업의 수주잔고는 9조 6017억 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연 매출이 9조 7144억 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일감이 1년 치밖에 남아있지 않은 셈이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2010년 6월 말 기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794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182척)의 일감을 보유하며 대우조선 옥포조선소(755만CGT·166척),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750만CGT·195척)를 제치고 단일조선소 기준 글로벌 수주잔량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7년이 지난 올해 6월 말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수주잔량은 314만CGT(58척)로 급감했다.

다른 조선소도 사정은 비슷하다. 현대중공업은 울산조선소 독 2기 및 군산조선소 독 1기의 가동을 중단했으며, 대우조선은 5기의 플로팅 독 중 2기를 이미 매각한 데 이어 추가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주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대부분 1~2년 후에야 생산에 들어갈 수 있다"며 "당분간 조선소마다 독 공백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주환 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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