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항공기 세워 두는 '주기장' 4곳 더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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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김해국제공항 내 항공기 주기장(항공기를 세워두는 공간) 4곳이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 사진은 김해국제공항 모습. 부산일보DB

부산 김해국제공항 내 항공기 주기장(항공기를 세워두는 공간)이 증설된다. 신공항 건설 전까지 급증하는 부·울·경지역의 항공 수요를 해소하기 위한 자구책인데, 주기장 건설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

국방부 부지에 2019년 완공
이착륙 횟수 확대 필요조건
"지역 항공수요 해소 역부족"

부산항공청은 공군이 쓰던 국방부 소유의 11만 9775㎡ 부지를 주기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사용 허가를 최근 국방부로부터 받았다고 17일 밝혔다. 이 땅은 공항 계류장 인근의 녹지대로 4개소의 주기장이 들어설 수 있는 자리다. 한국공항공사 부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설계와 토목공사 등을 거쳐 오는 2019년께 주기장 4개소가 완공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40개소인 주기장은 44개소로 10%가량 늘어난다. 이를 위해 110억 원가량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청과 공항공사 등 유관기관들은 주기장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36개소에 불과했던 주기장은 자투리 공간 활용 등을 통해 올 상반기에만 4개소가 늘었다.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인데, 실제 상반기 김해공항의 운항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1% 증가한 5만 2560편이었다.

특히 주기장은 김해공항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된 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슬롯)를 늘리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한국항공정책연구원 허종 박사는 "주기장이 증설돼 공항 용량이 커지면 슬롯도 확장될 수 있다"며 "다만 김해공항은 공군과의 협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주기장 증설만으로는 '김해신공항' 건설 때까지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해결 의지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 1단계 확장 공사는 이달 중으로 마무리된다. 국제선 수용인원은 464만 명에서 630만 명으로 증가하지만, 국제선 이용객은 이미 지난해 815만 명을 넘겼다. 2단계 확장공사는 신공항의 매몰비용으로 치부되는 탓에 논의만 있을 뿐 진행이 난망한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달 열린 김해공항 정책 간담회에서 "평일 14편, 주말 24편인 슬롯을 평일 20편, 주말 32편까지 점진적으로 늘릴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나 공군과의 협의 문제로 아직까지 가시적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부산의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주기장 증설뿐만 아니라 국제선 2단계 증축, 슬롯 확장, 도심공항터미널 건설 등 다각도로 정책을 구상해야 한다"며 "신공항만 기다리다간 김해공항의 브랜드 가치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추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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