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걸러 비가 내리고 꿉꿉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장마철은 고온다습한 환경과 심한 일교차로 여러 질환에 걸리기 쉽기 때문에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식중독은 물론 알레르기 질환, 심혈관계 질환 등 장마철 건강관리법에 대해서 알아본다.

손 자주 씻고 음식 익혀 먹기
냉방기기·제습기로 습기 제거
기온변화 대비해 겉옷 챙겨야
감자·오미자·율무·팥 좋아

식품·개인 위생 철저히 해야

장마철의 높은 온도와 습도는 음식물 부패를 촉진시키고, 바이러스와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에 식품매개 질환의 발생 위험이 그 어느 시기보다 높다. 식품 매개 질환은 바이러스, 세균으로 오염된 음식을 먹거나 음식에 들어 있는 독소에 의해 구토, 설사, 복통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식중독, 장염, 비브리오패혈증 등을 꼽을 수 있다.

식품 매개 질환의 일차적인 치료는 구토나 설사로 인한 체내 수분 손실을 보충하는 것이다. 생수 또는 끓인 물에 소금과 설탕을 적당량 타서 마시는 것이 좋다. 구토나 설사는 몸속의 세균이나 독소를 배출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신체 반응이므로, 설사가 심하다 해서 무턱대고 지사제를 복용하면 장 속에 있는 세균이나 독소를 배출하지 못해 경과가 나빠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설사가 줄어들면 죽 같은 기름기가 없는 음식부터 섭취하며 유제품, 과일, 커피, 콜라, 술 등 위장을 자극하는 음식은 피해야 한다. 

식품 매개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개인위생과 식품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화장실에 다녀온 후, 애완동물을 만지고 난 후, 신체 부위를 만지거나 긁은 경우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조리 전후와 식사 전에는 비누 거품을 충분히 해서 손과 팔, 손가락 사이, 손톱 밑까지 깨끗이 씻는 것이 좋다.

좋은강안병원 가정의학과 박다정 과장은 "여름철에는 날 생선을 피하고, 충분히 익힌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음식을 실온 상태에 보관하지 않고 되도록 냉장 또는 냉동상태에 보관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실내 적정 습도·온도 유지가 중요
장마철에는 환기를 하기가 어렵고 높은 습도와 온도로 인해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하는 곰팡이와 집먼지진드기가 번식하기 쉽다. 이로 인해 비염, 천식 등의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장마철 동안 알레르기 질환의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실내 적정 습도와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실내 적정 습도는 40~60% 정도인데, 장마철에는 습도가 80% 이상까지 올라간다. 적정 습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선풍기, 에어컨, 제습기 등을 이용해 습기를 제거해야 한다.

보일러를 가동하는 것도 습기 제거에 도움이 된다. 집안에 습기가 많은 욕실과 가구 안은 문을 열어 둬 습기가 배출되도록 하고, 가구나 가전제품이 벽에 딱 붙어 있을 경우 통풍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벽과 떨어뜨려 배치하는 것이 좋다.

또 가능한 한 하루에 3회 이상 규칙적으로 환기를 하고, 정기적인 청소와 청결한 침구류 관리를 통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혈관계 질환자 각별한 주의를

날씨가 더워지면 우리의 몸은 혈압을 약간 떨어뜨려 더위로부터 인체를 보호한다. 하지만 장마철에는 급격한 일교차 때문에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면서 오히려 혈압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평소에 고혈압이 있었던 사람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경우 기온 변화에 따른 혈압 상승으로 뇌출혈, 뇌경색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장마철 온도 변화뿐만 아니라 높은 습도 역시 뇌졸중의 위험을 높인다.

이처럼 장마철에는 심혈관계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의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 변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바람막이 등의 여벌 옷을 챙겨 다니는 것이 좋다.

율무, 팥, 호박 등 장마철에 좋아
장마철에 도움 되는 음식은 뭐가 있을까. 감자는 초여름 건강관리에 좋은 음식이다. 위장의 기운을 높이는 효능이 있어 더위에 입맛이 떨어지고 기운이 달릴 때 좋다.

오미자는 물에 넣고 끓이면 한약 냄새가 많이 나고 신맛이 강해지므로 찬물에 하루 정도 우려내는 것이 좋다. 오미자 우린 물에 꿀을 적당히 섞고 배와 잣을 띄워 먹으면 갈증을 없애주고 피로 해소에 좋다.
깻잎, 미나리, 상추 등의 채소는 열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취나물, 고사리, 시래기 등 말린 나물을 먹는 것도 괜찮다. 율무는 몸을 가볍게 하고 습기를 제거해 장마철에 좋은 약재다. 율무 가루로 죽을 끓이거나 차로 달여 마시면 좋다. 팥과 호박도 몸속의 습을 제거해 준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