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쏟아지는 부동산앱, '직방'은 어떻게 1위를 지킬 수 있었을까
"아파트로 이사하려고 하는데 단지 내 어린이집이 있는지, 근처에 산책로가 있는지 먼저 봤어요. 아이 키우다 보니 아무래도 환경이 중요해서요. 집에서 아이 보면서 스마트폰으로 한눈에 정보를 찾아볼 수 있으니 진짜 편해요.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서울 가양동 주부, 33세)
"직방으로 회사 근처 오피스텔 보다가 실제로 갔을 때 사진이랑 똑같아서 바로 계약했어요. 반차 쓰지 않고 점심시간에 이용했는데 세 군데나 돌아볼 수 있었어요. 부동산이랑 미리 약속하고 가니까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었죠." (서울 문래동 회사원, 31세)
부동산 앱 '직방'의 등장으로 집을 구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바뀌었다.
부동산에 방문하기 전, 원하는 매물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미리 확인한다. 지방에서도 서울에 있는 아파트에 가보지 않고 단지 내 어떤 시설이 있는지, 인근에 어떤 초중고교가 있는지 수십장의 사진과 360도 VR영상을 통해 상세히 알 수 있다.
몇 번의 터치만으로 지하철역에서 몇 분 거리인지, 또 관리비 등 월세, 인근 환경에 대한 정보를 알뜰하게 접수할 수 있다. 그야말로 내 손 안의 부동산인 셈이다.
◆ 터치 몇 번으로 매물 물론 주변정보까지 한 눈에
지금은 이처럼 자연스러운 일이 불과 5년 전만 해도 당연하지 않았다. 가령 예전에는 이사를 계획하거나 새로 집을 구하려면 무작정 해당 지역에 있는 부동산부터 찾아가는 게 일반적이었다.
내가 가진 조건과 상황에 딱 맞는 매물 정보를 미리 알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는 부동산마다 똑같은 곳을 안내하더라도 군소리 한 번 할 수 없었다.
'직방'은 그렇게 탄생했다.
직방을 이끌어가고 있는 안성우 대표는 IT강국 한국에서, 그것도 개인의 가장 큰 자산 중 하나인 부동산에 대한 정보를 온라인에서 쉽게 확인할 수 없다는 것에 의구심을 품었다.
적어도 원하는 위치와 원하는 조건의 방을 검색할 수 있어야 하고, 직접 가보기 전에 미리 사진이나 구체적인 정보를 알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최종 계약을 위해선 부동산에 가야 하지만 적어도 이제는 '직방'에서 원하는 방을 미리 보고 판단할 수 있다. 실제 이 회사의 캐치프레이즈였던 '선직방 후방문'은 집 구하는 공식이 됐다.
공급자와 소비자 간 정보 불균형이 팽배했던 상황이 직방의 등장으로 완전히 바뀌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재영 고려대 융합경영학부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들의 고정자산이 땅과 집이라는 부동산에 묶여 있는데 전형적인 공급자 중심의 산업구조였기 때문에 관련 정보기술의 속도가 느렸다"며 "기존에도 네이버부동산, 부동산114 등 부동산정보 서비스가 있었지만 직방의 등장 이후 소비자의 편익 중심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VR 홈투어 시대 열린다…방문하기 전 3D로 둘러보기
부동산 정보를 미리 알 수 있다는 것이 당연해진 지금, 이용자들의 눈높이는 더욱 높아졌다.
단순히 도면이나 사진만으로는 줄 수 없는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직방은 이른바 'VR 홈투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용자 편익을 증대하려는 '직방'의 한 발 앞선 시도와 기술투자 등의 행보가 고무적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이 회사가 내놓은 VR 홈투어 서비스는 부동산 매물을 사진으로 미리 볼 수 있게 한데 이어 아예 이용자가 실제 집 안을 직접 걸어 다니는 것과 같은 가상현실 경험이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가상공간 내에서 벽이나 문 등의 치수를 측정해볼 수 있어 인테리어에 필요한 가구를 미리 배치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
또 이는 이용자가 직접 실제 공간을 둘러보는 것과 같은 효과를 전달, 허위매물 등 꾸준히 제기돼 온 '가짜정보'에 대한 우려도 불식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모정훈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직방'의 부동산 매물에 대한 가상투어 서비스 제공으로 정보 신뢰도와 함께 사용자 편의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직방 관계자는 "서비스 초기부터 강조해 온 '믿을 수 있는', '정확한' 매물 정보 제공은 여전히 사업의 핵심 근간이자 계속해서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고 생각한다"면서 "부동산 서비스 시장이 '공개된' 정보 안에서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서비스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일조하겠다는 사업 방향성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류세나 기자 crea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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