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갱년기, 어떻게 넘어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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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쉽게 피로하고, 열이 올라요. 예민해지니까 자꾸 가족들에게 화를 내고 자주 싸우게 돼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50세 전후로 여성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면서 갱년기 증상이 시작된다. 갱년기는 여러 가지 신체적·심리적 변화를 동반하기 때문에 '노화의 관문'이라거나 '두 번째 사춘기'라고도 불린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갱년기를 쉽게 넘기는 건 아니다. 여러 가지 증상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건강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기 때문이다.

중년 여성의 90%가 한 가지 이상의 갱년기 건강문제를 가지고 있다. 주로 호소하는 증상은 허리·다리가 쑤시거나 무릎 관절의 통증, 쉽게 피로하고 기운 없음, 신경이 예민하고 작은 일에 흥분하거나 눈물이 나는 등 평소와 다른 나의 모습에 우울하고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가장 흔한 증상인 안면홍조는 혈관운동증상으로 3명 중 2명 이상이 경험하고, 발한이나 두근거림을 동반한다. 마지막 월경일로부터 1~2년 이내가 가장 심하고, 보통 4~5년 정도 지속되지만 12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10%에 달하는 등 개인 편차가 심하다.

예측하거나 조절할 수 없는 안면홍조, 두근거림, 발한 등의 증상을 경험하면 사회적 접촉을 피하게 돼 생활이 위축되고 자신감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야간에 나타나는 혈관운동증상은 수면리듬에 큰 혼란을 주고 경우에 따라 견디기 힘든 정도의 수면장애를 유발한다. 신체증상(혈관운동증상), 우울 증상, 수면장애는 여성호르몬요법과 우울증에 대한 약물치료로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갱년기 증상은 심장, 갑상선 등 신체 질환의 증상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가슴이 벌렁거리고 화끈거리는 증상이 있어서 갱년기 증상이라고 생각했는데, 검사해 보니 심장혈관에 병이 있거나 부정맥, 갑상선 기능 이상 등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갱년기 증상이 시작된 여성이라면 건강관리를 위해 골밀도 검사, 부인과 진찰, 유방 검진, 자궁경부암 검사, 갑상선호르몬 검사 등 정기적인 검진으로 신체 질환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또 갱년기는 여성으로서의 자신감 상실, 사회·문화적인 역할 혼란을 느끼기 때문에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에게 치료와 상담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유현

부산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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